“고령화=성장둔화 아니다”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5-03-18 07:03
입력 2005-03-18 00:00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세금, 사회보장비 지출 등 국민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를테면 건강보험 지출 중 65세 이상 노인의료비 비중이 10년새 2배로 뛰었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를 볼 때 고령화가 반드시 경제성장에 나쁜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고령화의 진행 자체를 억제하려 들기보다는 효율적 자원 배분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인구구조 고령화의 경제적 영향과 대응과제’라는 주제로 서울 청량리동 본원에서 국제회의를 열고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KDI는 보고서에서 재정지출 증가로 국민들의 조세 및 사회보장 부담이 빠르게 증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민부담률이 1985년 16%에서 2003년에는 25%로 9%포인트나 높아졌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건강보험 진료비에서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예로 들었다.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은 1992년 5.2%에서 2002년 7.2%로 늘어난 반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노인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9%에서 18.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65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의료비가 64세 이하 인구보다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지출 증가로 총공공지출(중앙·지방정부, 건강보험 포함)의 GDP 대비 비율이 현재 35.5% 수준에서 2020년에는 38.4%,2050년에는 52.6%,2070년에는 약 59.4%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수지는 2024년 적자로 전환돼 2050년에는 GDP 대비 13.9%,2070년에는 20.1%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국제회의에서는 고령화에 대한 기존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진희 KDI 연구위원은 ‘고령화는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가.’라는 발표문을 통해 “각 나라의 과거사례를 살펴볼 때 출산율이 급속히 하락할수록, 인구증가율이 급속히 둔화될수록 1인당 GDP 성장률이 높았다.”며 “이는 산업화를 통해 노동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사회가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생산가능연령 인구비율과 개인소득 사이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으며 급속한 피부양인구 비율의 상승이 1인당 GDP 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고령화의 진전 자체를 둔화시키려는 취지의 정책을 취하는 데는 매우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석 이화여대 교수도 “고령화가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는 있지만 성장률 하락 자체가 반드시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고령화 시기에는 성장률보다는 세대간 자원배분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고령화의 주범인 출산율의 급격한 하락은 젊은 여성의 노동시장 변화에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5-03-18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