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MK ‘항공사업 꿈’ 다시 날까
수정 2005-03-16 06:57
입력 2005-03-16 00:00
현대차는 업무용 헬기를 4대나 갖고 있다. 대당 가격(신형 기준)은 60억원. 자동차 회사가 몇십억원짜리 헬기를 4대나 갖게 된 사연은 MK의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K는 우주항공쪽에 눈돌려 비행기 날개 제작을 시작했다. 미래를 내다본 투자였다. 개인재산까지 털어가며 우직하게 지원했지만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더는 투자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상당한 손실을 보고 헬기사업을 접어야 했다.
현대모비스는 헬기업종을 완전히 청산하고 자동차 부품사업에만 전념하고 있고, 우주항공사업을 갖고 있는 또 다른 계열사 로템도 우주선 발사체 제작에만 간여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은 정리했어도 비행기는 남아 현대차가 본의 아니게 ‘헬기 부자’가 되게 된 것.
MK는 울산공장 등을 방문할 때 더러 이 헬기를 애용한다. 그러나 1년에 쓰는 날이 많지 않아 계열사에 빌려주기도 한다. 어차피 놀리는 헬기인 만큼 공짜로 빌려줘도 상관없지만 그럴 경우 공정거래법상의 부당지원 행위에 걸려 시간당 25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산불이 잦은 봄가을에는 지방자치단체 등에 장기 임대(4∼5개월에 5억원)도 한다.
그러던 차에 헬기 제작사인 일본 가와사키사에서 제안이 들어왔다.“수요가 많지 않아 따로 총판을 두기도 어려운 만큼 한국에 (헬기)수요가 생기면 현대차를 통해 팔고 싶다.”는 제안이었다. 현대차도 밑질 게 없어 선선히 수용했고, 이달초 주주총회에서 새 목적사업에 ‘항공기 및 동 부분품 판매업’을 추가했다.
현대차측은 “딸린 조종사 월급에 정비 및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아 헬기 임대업은 남는 게 별로 없다.”면서 “보유헬기를 더 늘리거나 자체 제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동진 부회장은 주총에서 “당장은 헬기판매 수요가 연간 100억원 미만으로 크지 않지만 잠재적인 시장을 보고 있다.”며 상당한 의욕을 내비쳐 눈길을 끌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5-03-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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