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전방위 압박 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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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15 07:04
입력 2005-03-15 00:00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핵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라이스 장관은 14일 워싱턴을 떠나 인도와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을 들른 뒤 일본·한국·중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취임 후 중동 문제에 집중해 왔던 라이스 장관의 첫 한·중·일 3국 순방은 향후 북핵 문제 해결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라이스 장관이 북한을 설득하기 위해 새로운 보따리를 들고 가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북한과 중국은 라이스 장관에게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지만 라이스는 워싱턴타임스와의 회견에서 “진실을 말했을 뿐”이라며 단호하게 일축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3차 6자회담에서 내놓은 ‘핵 폐기후 원조’ 제안에서 단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다만 미 정부 당국자들은 최근 의회 청문회나 연구소 토론회 등을 통해 기존의 제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북한을 설득하기보다는 대외적으로 “미국도 할 만큼 했다.”는 ‘명분 쌓기’용으로 읽혀진다.

라이스의 동북아 순방 목표는 방문 순서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일단 일본측과 공동대응 방안을 마련해 한국의 당국자들을 동참시킨 뒤 중국을 강하게 압박한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스의 메시지가 “외교적 노력을 할 만큼 했으니 북한을 좀더 압박하며 고립화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미국측의 구상은 서울에서부터 걸림돌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중국도 아직 북한을 압박하거나 고립시킬 시점은 아니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최근 들어 중재자의 역할보다 북한에 대한 후원자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핵 문제와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6월 위기설’이다. 올 여름에 북핵 문제로 한반도 주변에 극심한 위기 상황이 조성된 뒤 극적 해결책이 모색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미국 고위층 인사의 특사설도 여기에 뒤따른다. 또 하나는 “북한이 4년을 더 기다릴 것”이라는 장기적인 시나리오다. 북한이 타협 가능성이 없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협상을 시도하기보다는 다음 대통령선거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dawn@seoul.co.kr
2005-03-1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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