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환율·고유가 ‘복병’ 되나
수정 2005-03-11 07:13
입력 2005-03-11 00:00
●경기 기대심리 30개월 만에 최고
특히 월 소득 200만원 이상 계층의 소비자 기대지수가 모두 기준선인 100선을 돌파했으며, 월소득 100만원대도 87.1에서 93.5로 상승하는 등 저소득층의 소비심리도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소득 400만원 이상 소득자의 기대심리는 지난해 12월,300만원대는 올 1월,200만원대는 지난달에 각각 크게 좋아졌다.”면서 “소비심리 회복세가 단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기대심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제조업 업황전망지수는 올 1월 73에서 2월 87로 뛰었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종합경기전망지수도 85.7에서 119.2로 급등했다.
●실물지표 회복 생각보다 약해
심리지표의 개선은 올 들어 급상승한 증시의 효과, 당초 우려와 달리 호조세를 이어간 수출, 몇몇 경기지표의 호전 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정부 홍보도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신용카드 사용액, 자동차 및 휘발유 판매량 등의 증가세를 들며 기대심리를 자극했고 사실상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실물경제의 회복세가 아직은 심리회복세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고용사정이 좋아지고 가계소득이 늘어 실질적인 소비여력이 확충돼야 하지만 최근 지표들은 이를 확인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근로소득 증가율이 3.2%에 그쳐 1분기 6.8%,2분기 5.2%,3분기 5.7%보다 감소하면서 99년 2분기 1.6% 이후 가장 낮게 나온 게 단적인 예다. 또 지난해 전국 가구의 28.8%, 도시 근로자가구의 23.7%가 가처분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적자를 냈다. 실업자와 임시·일용 등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난 게 결정적인 이유로 꼽혔다.
이 때문에 이번 소비심리 지표 개선을 일시적인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이를테면 정부와 한은이 경기상승세 반전을 언급했던 지난해 4월 경기 기대지수가 103.6으로 급등했으나 이내 기대감이 꺾이면서 5월 93.2,6월 86.1로 하락해 결국 12월(74.2)까지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기업자금난도 여전하다. 대출기준 강화 등으로 중소기업의 금융기관 대출잔액은 올 2월말 237조 8141억원으로 전월보다 고작 2542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2조 942억원)의 10분의1에 불과한 수준이다.
●대내외 불안요인…“급상승은 없다”
국내 회복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 환율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등 대외 악재의 불안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지수 1000선을 돌파했던 주가 흐름도 불안한 양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의 경우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도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30달러대 중반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던 당초 전망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지난해 말 전망했던 것보다 경기가 더 빨리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환율과 유가 등 대외 악재가 소비와 투자심리 확산에 부담을 줘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지난해 성장률보다 크게 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5-03-1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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