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前내무장관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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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05 10:58
입력 2005-03-05 00:00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의 시발점이 된 2000년 언론인 살해 사건과 관련해, 유리 크라프첸코 전 내무장관이 4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크라프첸코는 그동안 레오니트 쿠치마 전 대통령과 함께 당시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왔으며 쿠치마가 살해를 직접 명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크라프첸코가 키예프 외곽 자택에서 총으로 자살했으며 현재 정보기관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프첸코는 이날 검찰에 출두,2000년 9월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 게오르기 공가제의 살해 사건에 대해 피의자로서 조사받을 예정이었다. 이번 자살은 그가 사건의 배후였음을 스스로 시인하고 죽음으로 사죄했다는 측면에서 향후 검찰수사는 쿠치마 전 대통령에게로 직접 쏠릴 전망이다.

쿠치마는 현재 체코의 한 리조트에 머물며 러시아 망명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공산당 소속의 한 의원은 이날 쿠치마의 즉각적인 체포를 당국에 요청했다.

공가제는 당시 쿠치마 정권을 강도높게 비판하다 갑자기 실종된 뒤 키예프 근교의 숲속에서 목이 잘린 채 발견됐다. 그의 죽음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됐고 결국 지난해 오렌지 혁명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공가제의 시신이 발견된 직후 공개된 쿠치마와 크라프첸코의 대화록에서 쿠치마가 공가제를 죽이라고 지시한 내용이 포함됐으나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빅터 유시첸코 대통령은 지난해 유세에서 공가제 살해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겠다고 수차례 다짐하며 쿠치마 정권이 암살자를 보호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쿠치마의 경호 요원이었던 미콜라 멜니첸코가 녹음했던 쿠치마 대통령의 대화록을 이날 공개했다. 쿠치마는 비서실장과의 대화에서 “그 건방진 그루지야 출신의 공가제를 추방시켜 체첸인들에게 넘겨라.”고 악담을 퍼부었고 크라프첸코와의 대화에선 “공가제는 사악한 놈이다. 누가 그놈에게 돈을 대는 것이냐.”고 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5-03-0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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