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간통혐의 여성만 구속한 기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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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3-04 00:00
입력 2005-03-04 00:00
최근 법원이 간통 혐의로 고소당한 남녀에 대해 남성은 불구속 기소하고 여성만 구속 기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법 집행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이다. 혼인생활의 보호를 위한 간통죄는 친고죄이자 쌍벌죄이기 때문에 피해자의 고소가 있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경우 당사자 모두를 구속 처리하는 게 관례였다. 그러나 이런 관례가 여성에게만 불리한 쪽으로 깨지는 것은 혹시라도 성윤리에 대해 남성은 괜찮고 여성은 엄격해야 한다는 식의 이중잣대가 적용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

문제가 된 의사·환자 관계 남녀의 영장 심사판사는 고소인의 배우자는 구속하되 상간자, 즉 고소인의 배우자의 간통 상대방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간통했거나 가정을 심각하게 파탄시킨 경우가 아니면 영장을 기각해 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설명을 받아들인다 해도 이혼남 의사인 상간자가 영장 발부 예외 경우가 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더군다나 여자 연예인이 관련된 또 다른 사건의 판사는 거꾸로 상간자인 여자 연예인만을 구속했었다니 그 기준은 더욱 헛갈린다.

물론 상황이 모두 다른 다툼사례에 일률적인 잣대를 요구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법집행에는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판사 개인의 성(性)인지 방식에 따라 특정 성편향적 판단이 나올 수 있는 간통사건의 경우 더욱 그렇다. 간통죄 폐지론이 대두되면서 벌금형제 전환, 불구속 수사 필요성 등이 논의되고 있지만 법의 개폐와 현행법의 형평 집행은 또 다른 문제다. 법원의 명확한 간통죄 구속기준을 요구한다.
2005-03-0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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