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라운지] LPGA 비즈니스 코디네이터 심규민씨
수정 2005-03-04 08:01
입력 2005-03-04 00:00
미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비즈니스 어페어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심규민(25)씨의 올해 소원이다. 지난해 3월부터 LPGA에 몸을 담았으니 내일 모레면 일년 째가 된다.90명 직원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이자, 한국인. 이를테면 LPGA에서 뛰고 있는 한국의 ‘청일점’인 셈이다.
●한국 골퍼 스코어에 가장 눈길
11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온 그는 대학에서 정보통신과 비즈니스 경영을 전공했고, 디즈니랜드 호텔에서 일하다가 ‘변화를 바라는 시점’에 친구의 소개로 직장을 ‘덜컥’ 옮기게 됐다.
스타들과 함께 하는 마냥 즐거웠던 일년은 아니었다.LPGA 본부가 있는 플로리다 데이토나비치가 집이지만 머무는 시간은 일년에 채 절반도 안된다.
지난해에는 28주 동안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를 돌아 다녔다. 한국 선수들이 많다 보니 한때 이런 저런 일로 새벽까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한국발 전화에 곤욕을 치르기도 한다.
솔직히 박봉에 육체적으로 고되기도 해서 “일을 계속해야 되나.”는 고민도 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선전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라고 털어 놓았다. 모든 선수들에게 공평해야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스코어에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한국 돌풍 이상무!
유명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선입견도 있었지만,‘고향 누나’들을 접하면서 싹 바뀌게 됐다. 객지에서 서로 돕고 격려하는 모습은 언제라도 보기 좋다. 싹싹한 성격으로 선수 부모 사이에서도 인기만점. 한국 여자 골퍼들과는 ‘누나, 동생’할 정도로 벌써 막역한 사이가 됐다.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세리 누나 같은 왕언니들은 아직도 무서워요.”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미국 생활 5∼6년이 넘는 고참급들은 사실 신경이 덜 쓰이는 편. 하지만 언제 사고를 칠지 모르는 루키들에게는 상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올해도 전경기 출전권자만 8명이 늘었다.
미국에서는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 신참들이 자주 골탕을 먹는다고 한다. 올 시즌 개막전인 SBS오픈에서도 일부 선수들은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서야 상금을 수령할 은행 계좌를 트기도 했다. 그는 “그동안 은행 계좌가 없어 지난해 12월에 끝난 퀄리파잉스쿨 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단지 선수들이 게을러서가 아니다. 치열한 연습에 연습으로 시간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그런 일상 소사의 빈틈을 그가 채워줘야 할 부분이다.
LPGA에 ‘코리안 돌풍’이 괜히 이는 것이 아니다. 한국 골퍼들만큼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선수들도 없다는 것.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연습을 거듭하는 모습을 보면 골프 칠 생각이 싹 가시기도 한다.”며 고개를 저으면서도 “성실성을 바탕으로 올해에도 한국 돌풍은 거세게 불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 카후쿠(미 하와이주)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03-0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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