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김병익 ‘비평집’ 펴내
수정 2005-02-25 00:00
입력 2005-02-25 00:00
문학평론가 김병익 인하대 국어국문학과 초빙교수가 내놓은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이유’(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이 시대 문학의 존재의미를 변론하는 청청한 발언집이다.
문학의 시대적 가치를 웅변하는 지은이의 목청은 갈수록 높아진다. 아닌 게 아니라 책 머리말에다 “사위는 잿불에 불어주는 작고 조심스런 입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적어뒀다.
지은이 자신, 국내 중추 문학출판사인 문학과지성사를 만든 주인공. 평론가라는 객관적 시각으로 현대 한국문학의 한 자락을 ‘현장 목격’해온 이답게 책은 명료하면서도 간결한 구성으로 주제어에 접근해 간다.
핵심을 담은 부분은 제1부 7편의 ‘문학 일반에 관한 글’ 모음이다. 각종 문학관련 강좌와 포럼 등에 참석해 흥분을 섞어 풀었던 이야기들을 그대로 담았다. 표제 글에서는 개인적인 문학관부터 밝혔다.‘피하고 싶은 문학’과 ‘고집하고 싶은 문학’으로 나눈 뒤 “일회적 상품으로 소비되는 것으로 충분한 것”을 전자,“시간의 때를 타지 않고 문명의 변화라는 파고를 이겨낼 수 있는 인류의 영원한 문화적 자산”을 후자로 각각 정의했다.‘고집하고 싶은 문학’은 다시 ‘진지한 문학’이란 이름으로 치환한 뒤 “(문학만이)인간을 사물화하는 기능주의, 사람을 기계로 전락시키는 속도주의, 인류의 다양성을 파괴하는 획일주의에 대항하는 거의 유일한 휴머니즘으로서의 역할과 소명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소설가는 왜 소설을 쓰는가’‘시는 컴퓨터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등 디지털 시대의 문학 운명을 고민하는 글들이 함께 엮였다.
2부는 고은의 ‘만인보’에서부터 김원일의 근작 ‘물방울 하나 떨어지면’에 이르는 작품 비평문,3부는 에세이에 가까운 “문학의 변두리글”들로 채워졌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5-02-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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