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사이드] 롯데 지배구조는 ‘오리무중’
수정 2005-02-17 06:57
입력 2005-02-17 00:00
롯데가 출자총액제한제(출총제) 완화의 최대 수혜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과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부채비율 100% 미만인 롯데에 출총제 적용을 1년간 유예키로 했다. 롯데로서는 지분 정리라는 ‘난관’을 일단 피한 셈이다.
출총제가 적용되면 롯데호텔과 함께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 소유의 계열사 주식 3000억원어치를 올해부터 팔아야 한다. 또 호텔롯데부산과 롯데리아, 대홍기획 등도 출자 한도를 초과해 지분 정리에 나서야 할 판이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끼리 출자를 통한 지배구조로 짜여져 있다. 보유주식 이동도 많지 않다. 계열사들이 신격호 회장 자녀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을 매입하고,2세들은 그 매각대금으로 상장 주식을 매입하는 ‘내부거래’ 수준이다. 그룹 계열사 36개사 가운데 공개된 기업은 5개사에 불과하다. 롯데미도파와 호남석유화학은 공개 법인을 인수하면서 롯데계열사로 됐으며,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삼강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적어 투자유의 종목으로 공시되기도 했다.
반면 지주회사격인 롯데쇼핑이 출자한 관계사는 대홍기획과 롯데리아,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14개사에 이른다. 또 호텔롯데가 지분을 가진 계열사도 적지 않다. 롯데상사와 롯데제과, 롯데건설 등 15개사에 달한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지분은 모두 일본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같은 지배구조 탓에 롯데는 ‘불투명한 기업’,‘비밀스러운 기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매출 20조원대의 원시적인 ‘가족 기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롯데는 주주들이 모두 특수관계인으로 이뤄진 만큼 주주 눈치를 보거나 경영에 ‘딴죽’을 걸 만한 소재들이 원천 차단된 현재의 지배구조를 바꿀 계획이 없다.
롯데 관계자는 “일단 1년간의 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서둘러 계열사간의 지분 정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5-02-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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