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설날장사씨름대회] 다윗 박영배 “으랏차차”
수정 2005-02-12 00:00
입력 2005-02-12 00:00
11일 2005설날장사씨름대회 마지막날 백두장사 결정전(3판 다선승제)이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무서운 아이’ 박영배(23·현대삼호중공업)와 ‘원조 골리앗’ 김영현(29·신창건설)이 맞붙었다.
유연한 허리를 바탕으로 대학시절 뿐 아니라 프로에서도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5)을 거푸 꺾어 ‘골리앗 킬러’라는 별명을 얻은 박영배였지만 김영현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1승8패로 절대 열세였다. 키도 184㎝로 백두급 최단신. 김영현의 217㎝와는 무려 33㎝ 차이.
하지만 박영배는 첫 째판 시작과 동시에 과감하게 들배지기를 시도,3초 만에 김영현을 모래판에 뉘었다. 관중들의 함성이 체육관을 흔들었다.
이어 둘 째판. 첫판을 내준 골리앗 김영현은 작심한 듯 압도적인 신장으로 박영배를 내리눌렀다. 하지만 다윗의 허리는 꺾이지 않았고 단단히 균형을 잡았다. 끈질기게 버텨낸 결과는 무승부. 결국 1-0(1무)의 극적인 승리를 움켜쥐었다.
올해 프로데뷔 3년 차가 된 박영배는 이로써 생애 처음으로 민속씨름 꽃가마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박영배는 “프로 데뷔하기 직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면서 “올해 더욱 열심히 훈련을 해 연말 천하장사에 도전장을 내는 것은 물론, 현대씨름단의 명가 재건에 앞장 서겠다.”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백승일 8강서 계체패
백승일(29)과 최병두(21·현대삼호중공업)가 마주친 설날 백두장사 8강전. 지난해 말 LG씨름단의 해체로 무소속으로 출전한 백승일은 같은 처지의 염원준(29)이 16강전에서 실업팀 장성복(25·동작구청)에게 불의의 배지기를 당하며 탈락하는 바람에 고독한 싸움을 치러야 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함께 훈련한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다짐으로 안간힘을 다했지만 2분짜리 단판 경기는 결국 무승부.
몸무게가 가벼운 사람에게 승리가 돌아갈 터. 먼저 최병두가 체중계에 올라갔다.144.8㎏을 가리켰다.
백승일은 145.5㎏. 불과 700g 차. 백승일의 계체패였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한국씨름연맹 측에 재계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차경만 전 LG감독은 쓸쓸히 머리를 떨구고 돌아서는 왕년 천하장사의 등을 두드리며 달래야 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2005-02-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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