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보다 환경우선이 시대흐름이다
수정 2005-02-05 00:00
입력 2005-02-05 00:00
지율스님의 외곬 투쟁이나 법원의 판단이 반드시 옳으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천성산과 새만금을 꿰뚫는 공통의 가치관은 기존의 개발 지상주의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경제적 효용성도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환경의 잣대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시대변화를 일깨운 사건으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천성산 환경영향공동조사나 새만금 용도 재지정 또는 수질 개선 및 경제적 타당성 강구와 같은 각론도 중요하지만 공급자 중심의 일방통행식 정책 추진 관행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 됐다.
천성산 터널공사나 새만금사업이나 명분면에서 우위에 있었음에도 ‘환경’이라는 역풍을 맞아 좌초 위기에 직면한 것은 국책사업이라는 관성에 매몰된 정부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누가 발목을 잡더라도 막대한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이 설마 중단되겠느냐는 안이한 인식이 은연중에 깔려 있었던 것이다. 결국 국민들만 ‘봉’이 된 꼴이다.
우리는 수천억원, 수조원의 세금이 낭비될지도 모를 사태를 경험하면서 이번만큼은 재발방지책을 철저히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앞서 여론수렴이나 환경영향평가, 갈등해소 절차 등과 같은 ‘로드맵’을 마련해 소수자의 시비로 인해 중단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것이 천성산과 새만금 사태가 남긴 교훈이다.
2005-02-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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