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과거사 진상규명] ‘핵심자료’ 없어 또다른 논란 우려
수정 2005-02-04 07:58
입력 2005-02-04 00:00
남상인기자 sanginn@seoul.co.kr
●“2·3차 가공자료뿐… 고백에 의존”
3일 오충일 진실위 위원장 스스로도 “처음에는 국정원에 산더미 같은 자료가 있을 줄 알고 조사 활동을 했는데, 실제 문서를 확인해 보니 예상만큼의 자료가 없어 진실에 접근하기에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증언의 경우 역사적 사명 등을 내세워 진실 고백을 유도하겠으나, 이 역시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도 했다. 자료는 중요할수록 폐기됐을 수 있고, 주로 2,3차로 가공된 자료들이 많다고 한다. 또한 민간측 안병욱 간사위원은 “조사인력에 한계가 있어 사회적 요구를 충분히 담아낼 수 없다는 점은 현실적 한계”라고 말했다.
●수사권없어 조사 실효성 의문
이러한 상황은 진실규명 행위 자체가 의도와는 달리 또 다른 의혹과 시빗거리를 야기할 여지를 남겨놓는다.‘불충분한 조사’는 불가피하게 사건 당사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정원은 의혹이 없다고 자체 결론을 내린 ‘KAL기 폭파사건’이 대표적인 사례다. 만약 ‘의혹 없음’으로 결론이 날 때,“의혹이 없음을 밝히는 것도 진상규명”이라는 취지에 희생자 유족이 쉽게 동의할지 의문이다.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재생산 될수도
나아가 구조적 한계들은 필연적으로 정치적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조사대상 선정과정에 특정세력 압박 등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닌가하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에 오충일 위원장은 “정치권이나 여론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것도 역시 정치적이라고 생각되며 역사적 진실 접근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기존 언론보도나 책자를 통해 알려진 내용을 예비적으로 취합 정리했고 내부 토론을 거쳐 우선 대상을 선정했다.”고 과정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지닌 정치적 ‘휘발성’은 조사의 의도나 과정보다는, 그 발표 결과가 향후 확대·재생산될 개연성에 있다는 데 있다. 최대 2∼3년으로 예정된 활동기한도 조사결과가 향후 각종 선거에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을 상정케 한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5-02-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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