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복지 탈’쓴 선거운동 규제해야/김범식 서울시 선관위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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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5-02-02 00:00
입력 2005-02-02 00:00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추석을 전후해 경로당에 떡과 과일 등 추석선물을 제공한 것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이를 고발 조치한 것과 관련해서 최근 자치단체장들이 과도한 규제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해 4월 실시된 제17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받은 금액의 50배를 과태료로 부과하는 등의 획기적인 정치관계법을 만들어 우리 선거의 고질적 병폐인 돈선거와 그릇된 선거관행을 종식시킬 수 있었다. 당시 정치권은 그동안 선거일전 180일부터 제한되던 기부행위 규정도 강화해 선거 실시 시기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개정했다. 경로당 선물제공과 관련한 선관위의 조치 또한 이러한 개정선거법에 근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방자치단체가 경로당에 선물 및 위문금품 제공을 노인 복지행정의 일환이라는 주장하는 것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하에서도 정치인의 선전이나 기부행위가 수반되지 않는 행사는 충분히 개최할 수 있고 불우계층에 대한 순수한 구호 및 자선행위는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은 엄청난 규모의 예산 집행권을 행사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민복지 증진행위가 고유업무라 해서 모두 허용한다면 선거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금권·관권선거의 차단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내년에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방자치단체장의 활동을 규제할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되리라 생각된다. 향후 우리의 선거문화가 제자리를 잡고 금품이나 관권의 위험이 사라지는 시기가 오면 이러한 규정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본다.

주민의 복지향상을 위하여 무던히 애쓰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충이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다. 그러나 선거법상의 규제 조항들은 깨끗한 선거실현과 깨끗한 정치문화의 실현이라는 큰 목적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해 줘야한다. 또 불합리한 규정이 있다면 법 개정 노력이 선행돼야 하지 현행법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김범식 서울시 선관위 홍보과장
2005-02-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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