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한인 4세대 ‘그들’은 ‘우리’인가
수정 2005-01-26 08:14
입력 2005-01-26 00:00
이민 1·2세는 거의 죽고 3세 이후로 구성된 한인들의 현재 삶은 ‘한인’이라는 틀로 범주화하는 데 위험성은 느껴질 정도로 멕시코화해 있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이다.100년간 한국과 단절돼 살아온 이들은 멕시코인이나 미국인과 주로 결혼을 한다. 한인 1·2세가 식료품점 등 상업에 주로 종사했던 반면 3·4세들은 높은 교육수준을 바탕으로 의사·변호사·교사 등 전문직종에 많이 종사하며, 한인들간의 유대와 정체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들은 언어와 종교, 세시풍속, 식생활 등 모든 영역에서 멕시코화가 이루어졌다. 그나마 ‘3월1일’과 ‘8월15일’이 한국의 설과 추석을 대신하여 한인 공동체의 명절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3월1일’(1919년)은 한인 1세대가 대부분 살아 있을 때 접한 일제 항거의 날이어선지 명확하게 한국어로 발음하는 유일한 세시풍속이다. 한국음식은 조리법을 기억하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전수되면서 ‘김치’‘고추장’등 상당수 메뉴가 한국말로 통용된다. 또 ‘할아버지’‘할머니’ 등 가족을 지칭하는 몇몇 단어도 남아 있다.
한편 티후아나 등 멕시코 대도시엔 80년대 이후 한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기업 진출과 함께 한국인들의 왕래가 잦아졌다. 그러나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기존 한인 후손들과의 교류는 거의 없는 상태라고 보고서는 전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01-2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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