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硏 ‘부실극복 사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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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23 07:43
입력 2004-12-23 00:00
삼성경제연구소는 22일 ‘기업회생의 경영학’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 저성장, 기업실적 양극화, 경쟁의 격화 등으로 부실기업이 양산되면서 우리나라에도 ‘기업회생’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회생에 성공한 국내 기업 7곳의 사례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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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중공업은 99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로 분할된 뒤 워크아웃에 돌입했다.2000년 12월말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으로 자금을 확보한 대우종기는 철도차량, 발전기 등 수익성이 낮은 부문을 통폐합하고 부동산과 투자자산을 매각했다. 이같은 구조조정 속에서도 핵심 마케팅인력은 그대로 회사에 남아 해외 딜러망을 개척했고 굴착기, 지게차, 엔진 등 신모델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2000년 37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 2조 314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순이익은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휴대전화 사업부가 분사한 현대큐리텔은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연구개발 인력 절반(650명중 300명)이 경쟁사로 빠져나가고 신제품 출시가 늦어져 컬러폰 교체에 적응하지 못하는 등 위기를 맞았다.2001년 10월 큐리텔을 인수한 팬택은 1100명 수준의 고용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급여를 30% 인상하고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임금이 보장되자 오히려 경쟁사에서 팬택앤큐리텔로 유능한 인력들이 몰려왔고 33만화소·메가픽셀 카메라폰을 국내 최초로 내놓는 결실을 맺었다.

우성그룹의 부도로 청산위기에 처했던 우성타이어(현 넥센타이어)는 99년 흥아타이어가 인수하면서 기존 타이어 공장을 폐쇄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UHP(초고성능) 타이어의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한편 고용안정에 주력해 직원들의 사기하락을 막는 방법으로 살아났다.99년 8%였던 국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3%로 뛰어올랐다.

외환위기로 기업들의 부도가 이어지자 기업금융 비중이 컸던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부실도 급증했다.98년 합병,2001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우리은행은 6조 1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아 위기를 모면했다.

이후 부실자산을 16조원이나 줄이고 97년말 대비 인력은 41%, 점포는 35%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 끝에 시중은행들이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에도 1조 3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보고서는 이밖에 STX조선, 롯데건설, 벽산은 내외부에서 새로 영입된 최고경영자(CEO)가 강력한 리더십과 과감한 투자를 실행한 덕에 살아났다고 분석했다.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기업의 회생은 ‘벼랑끝 상황’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는데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해서 사원들이 반드시 강한 위기의식을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실기업의 징후들을 잘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회사가 노조 등에 실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4-12-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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