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택 중과세 새달 시행] 정책신뢰 ‘흠집’
수정 2004-12-14 06:51
입력 2004-12-14 00:00
이미 지난해 10월29일 부동산대책 발표 때 공표됐던 1가구 3주택 중과세가 연기 논란에 휩싸인 것은 지난달 12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연기 검토”를 밝히면서부터. 당시 재경부 관계자는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은 이상 어떤 식으로든 시장에 활로를 터주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도 부동산경기 진작 등을 들어 재경부와 비슷한 입장에 섰다. 그러나 이정우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청와대측은 여러 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양도세 중과세가 10·29 부동산 대책의 핵심인 데다 정부정책이 바뀌면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질 것이란 게 이유였다.
결국 청와대의 뜻대로 결론이 났지만, 지난 1개월 동안 많은 다주택 보유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팡질팡해야 했다. 매물을 시장에 내놨다가 연기 검토가 알려지자 매물을 거둬들였다가 청와대에서 반대한다고 하자 다시 부동산컨설팅사에 문의하기도 했다. 지금은 양도세 중과 시행일(내년 1월1일)이 불과 보름여밖에 남지 않아 시간에도 쫓기게 됐다.
특히 주목받았던 것은 개혁(부동산투기 억제)과 성장(부동산경기 활성화)이라는 패러다임간 대리전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당장의 경제현실보다는 기본원칙을 앞으로 더 중시하겠다는 청와대의 메시지가 강하게 시장에 전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13일 정부발표에 투기지역 등에 대한 규제완화 등 시장 유화책이 담기기는 했지만 원칙과 개혁에 무게가 더 실린 느낌이 강하다.
서강대 김광두 교수는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일관성이며 이것이 없으면 국민과 시장에 대한 시그널 효과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정책을 상황에 따라 바꾸는 것은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서는 1가구 3주택 중과세로 변두리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늘어나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김원석 한덕공인중개사 사장은 “거래를 묶어놓은 상태에서는 백약이 무효”라면서 “매물이 쏟아져 값이 더 떨어지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류찬희 김태균기자 chani@seoul.co.kr
2004-12-1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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