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간첩설’ 벼랑끝 대결 들어갔나
수정 2004-12-10 09:12
입력 2004-12-10 00:00
여야는 9일 각각 이 사건과 관련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잇따라 기자회견 공세를 퍼붓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를 ‘한나라당의 국회 간첩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는 한편 박근혜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유기홍 의원은 “어제 주성영 등 한나라당 의원 4인의 발언과 관련한 92년 10월 안기부 수사발표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92년 10월은 대선 직전이다. 정형근 차장에 의해 기획수사된 결과를 발표한 것이고, 고문으로 조작된 것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저를 넣은(수감시킨) 것은 반국가단체 가입 및 회합, 국가기밀 수집방조 등이지 간첩행위는 아니었다. 그 부분은 모두 빠졌다. 대선 전 우리는 안기부에서 발가벗기고, 매맞고, 성기까지 건드리고, 잠 안 재우는 등 온갖 걸 당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기획해 썼던 모든 것은 재판에서 없어지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면되고 의원으로 유권자한테 심판받고, 나의 과거가 유권자들과 함께 만천하에 밝혀진 시점에서 국보법이라는 망령이 되살아나 헌법기관도 언제든지 간첩으로 만들 수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항변했다.
한나라당도 박근혜 대표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의원을 향해 공개질의서를 던졌다.“이 의원이 1992년 6월6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민가에서 북한 조선노동당에 현지 입당, 당원부호 ‘대둔산 820호’, 조직명 ‘강재수’를 부여받고 강원도당위원회 교양담당비서 및 춘천권 담당으로 임명된 사실 여부를 밝히라.”는 것이다.
조사단은 또 이 의원이 지난 5월 전대협 출신 열린우리당 당선자 및 민족해방(NL)계열 범민련 남측본부 등 운동권 선배들과의 회합에서 “천하의 빨갱이가 휴전선 옆에서 당선됐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겠다.”며 선배들의 격려에 화답한 사실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총책 황인오가 12명을 하부망으로 포섭해 입당식을 갖고 북한에 보고한 뒤 간첩지령용 A-3 방송을 통해 조선노동당의 승인을 받은 사실 여부 등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날 저녁에는 황인오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까지 갖고와 “(이 의원은)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가입 사실은 없고, 민족해방애국전선 가입 사실만 인정하고 있는데 사실은 민족해방애국전선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대외명칭이라는 사실이 판결문에 적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측은 “민족해방애국전선이 중부지역당의 대외명칭이란 사실은 황인오 등 극히 일부만 알고 있었다고 황인오가 출소 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며 “따라서 이철우 의원은 중부지역당과의 연관성을 알지 못했었다.”고 반박했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hisam@seoul.co.kr
2004-12-1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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