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려 의도상’ 김인권 애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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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2-07 07:59
입력 2004-12-07 00:00
한센병(나병)환자들을 일평생 가족처럼 돌보고 있는 전남 여수 애양병원 김인권(54) 원장이 6일 서울의대 캠퍼스내 함춘회관에서 ‘제1회 장기려 의도상(醫道賞)’을 받았다. 그는 “장 박사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데 큰 상을 받게 돼 미안할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이 상은 장 박사의 사회봉사와 박애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울 의대 동문들이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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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 애양병원 원장
김인권 애양병원 원장 김인권 애양병원 원장
서울 토박이인 그가 생면부지의 이곳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83년 5월. 정형외과 전문의를 딴 뒤 한센병 환자들의 집단 거주지인 소록도로 자원,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한센병 환자들과 인연을 맺은 김 원장은 틈틈이 애양병원을 찾아 인술을 펼쳤다. 복무를 마치고 의대 교수 등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곧바로 애양병원으로 달려왔다.“내가 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신념과 ‘근무할 의사가 없다.’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 병원에 등록돼 관리를 받는 한센병 환자만 500여명. 김 원장은 1주일에 두번만 외래진료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하루 20여건씩 수술한다. 작년 3200여건을 집도하는 등 수술횟수가 6만건을 웃돈다. 직원들은 “원장님의 유일한 취미라면 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는 것”이라며 “환자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그냥 수술해 주거나 병원비를 깎아주기 일쑤”라고 입을 모았다.

부인과 1남1녀와 함께 병원에서 가까운 순천에서 살고 있다. 애양병원은 1911년 광주에서 윌슨 선교사가 문을 열었고,27년부터 여수로 옮겨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여수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2004-12-0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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