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커닝 없었으면 대리시험 묻힐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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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25 07:06
입력 2004-11-25 00:00
광주시교육청의 수능 대리시험 적발사실은 휴대전화 부정사건이 아니었으면 ‘없던 일’로 묻힐 뻔했다.

시교육청은 휴대전화 수능 부정사건이 불거진 지난 22일까지만 해도 “단 한 건의 부정행위도 적발하지 못했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당시는 K(23)양으로부터 재수생 J(20)양에게서 620만원을 받고 대리시험을 치렀다는 자백을 받은 이후였다.

K양은 시험 당일인 17일 3교시 외국어 시험에서 답안지에는 J양의 이름을, 문제지엔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가 감독교사에게 적발됐다. 감독교사는 파견관에게 알렸고, 시험이 끝나자 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천모 장학사가 현장으로 달려왔다.K양은 주민등록번호, 주소, 생년월일은 제대로 대답했으나 “고교 담임선생님이 누구냐.”는 질문에 말문이 막혀 “모른다”,“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담임의 전공이 뭐냐.”고 꼬치꼬치 따져묻자 머뭇거리다 “대리로 시험보러 왔다.”고 자백했다.

시교육청은 다음날인 18일 보고서를 작성, 교육과정평가원에 제출한 뒤에도 기자들에겐 “아무 일 없다.”며 사실을 은폐했다. 그러나 수능부정 파문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교육부가 이를 공개하자 기자회견을 자청,“부정시험 1건을 적발했다.”고 말을 바꿨다. 부정시험을 의뢰한 J양에 대한 고발은 곧바로 이뤄졌다.J양은 경찰에서 “언니(K양)로부터 ‘사실대로 말하면 결시처리만 하기로 했다.’는 말을 전해듣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일이 이렇게 커져 억울하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파문이 확산되자 23일 오후 부랴부랴 교육감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일부 간부는 언론 관계자 등을 접촉하며 진화에 급급했다. 당시 감독관의 실명과 소속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하면서 언론과의 접촉도 막았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04-11-25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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