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2명꼴… 철도원 순직 원인은
수정 2004-11-24 07:06
입력 2004-11-24 00:00
매일 선로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선로순회 작업은 보통 1명이 전담하도록 되어 있다. 노조와 철도청은 지난해 정기 단협에서 ‘주간 근무 때는 2인이 1조가 되어 순회하도록 한다.’는 규정에 합의했지만, 정작 더 큰 위험이 따르는 야간 근무는 아무 원칙이 없어 한명만 일한다. 특히 곡선구간은 반사경도 없고, 시야를 가리는 불투명한 방음벽이 설치된 곳이 많아 위험이 가중된다.
현장 공무원들은 열차가 다가오는 것을 알려주는 ‘열차접근 경보기’도 큰 효과가 없다고 말한다. 경부선의 경우 선로에 800m 간격으로 열차접근 감지 신호기가 설치돼 있다. 경보기를 신호기에 연결해야 작동하는데, 경보기의 선 길이가 5∼10m밖에 되지 않아 신호기와 멀리 떨어져 있으면 경보음이 잘 들리지 않는다.800m 간격의 한가운데서 일한다면 누가 경보음을 듣고 달려와서 알려주지 않는 이상 열차가 오는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교량과 터널 안에서의 작업은 더욱 위험하다. 전국의 철도 교량 2534곳 가운데 추락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마련된 곳은 거의 없다. 터널은 철도와 벽 사이의 공간이 좁아 벽에 붙어 열차를 피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그래서 터널에서 작업을 하다 경적소리가 들리면 30∼40m 간격으로 설치되어 있는 대피소로 전력 질주해 피신해야 한다.
철도노조 김홍연(37) 시설분과국장은 “철도 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안전성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도 안전을 점검하는 철도원들의 근무환경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2004-11-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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