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철에 희생 노점상 동생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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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23 07:08
입력 2004-11-23 00:00
2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안모(43)씨가 마지막 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유영철에게 살해돼 인천 월미도 해변에서 불태워진 채 발견된 서울 황학동 노점상(44)의 동생. 두 아들을 차례로 보낸 아버지(71)는 “우리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고 오열했다.

동생 안씨가 서울 행당동 H아파트 자택에서 가스배관에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된 것은 지난 20일 오후 6시50분쯤. 숨진 안씨는 형의 죽음이 유영철의 소행으로 밝혀진 직후 40일 남짓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병원을 오가며 약을 복용했다.

안씨는 그동안 유영철의 공판에 빠짐없이 참석했으며, 그때마다 친구들에게 유영철의 잔인함과 뻔뻔함에 치를 떨며 울분을 토했다.

안씨는 지난 7월 월미도 현장검증에서 태연히 범행을 재연하는 유영철의 모습에 분을 참지 못하고 “왜 열심히 살려는 불쌍한 사람을 택했느냐.”고 울부짖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던 당사자. 유영철이 붙잡히기 전까지는 형을 살해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바람에 두달이 넘도록 고초를 겪기도 했다. 절친한 고향 친구 홍모(43·일용직)씨는 “안씨는 평소 꿈에 형이 나와 자꾸 살려달라고 울부짖는다고 고통스러워 하면서 친구들에게 와달라고 부탁하곤 했다.”면서 “‘형 생각만 하면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말했다.

노점상으로 동대문 풍물시장에서 스킨스쿠버 장비를 팔아온 안씨에게 형은 아침에 일부러 들러 해장국을 챙겨줄 정도로 어머니 같은 존재였다는 것이다. 안씨의 형수 노모(42)씨는 “지금도 죽은 남편 생각을 하면 눈물만 난다.”면서 “결국 유영철이 우리 집안을 이렇게 무너뜨리고 말았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2004-11-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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