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천국]쉘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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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1-11 00:00
입력 2004-11-11 00:00
할리우드판 ‘쉘 위 댄스?(Shall We Dance·12일 개봉)’는 8년전 제작된 일본의 오리지널 영화와 거의 똑같다. 원작의 재미와 감동을 또다시 맛보고 싶거나, 원작을 못본 관객에게만 매력적일 작품. 원작의 스토리가 갖는 힘이 새삼 놀라울 뿐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기력함을 느끼던 직장인이 춤을 알게 되면서 생활의 활력을 찾게 된다는 기본 줄기는 거의 같다지만, 일본과 미국 사회의 차이에서 오는 다른 느낌은 있다. 일본판은 일본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회사원이 자유로운 춤의 세계와 맞닥뜨리면서 빚는 충돌 때문에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이라면, 이미 춤에 개방적인 미국에서 그려진 ‘쉘 위 댄스?’는 사회적 충돌보다는 내면적 욕망에 더 귀를 기울인 듯한 느낌이다.

시카고의 변호사 존 클라크(리처드 기어)는 남들 보기에는 더 바랄 것 없는 성공한 인생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유언장을 쓰고 전철에 몸을 싣는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귀가하는 길에 시선이 머물던 댄스스쿨로 우연히 발걸음을 옮기는 존.

아내에게 들켰을 때 존은 이렇게 말한다.“창피했어. 바랄 게 없는데도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욕망이.” 사회적 시선 때문에 스스로 가두어둔 틀 속에만 머물고 있는 현대인에게, 춤은 억눌려 있던 욕망을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미국판은 내면의 욕망에 솔직해지라는 메시지가 보다 강하게 와닿는다.

나이의 흔적과 피곤함이 묻어난 주름진 얼굴에서 로맨틱한 신사까지, 리처드 기어의 다양한 표정을 만나는 것도 영화의 재미. 존의 아내 역으로 수전 서랜든이, 댄스스쿨의 젊은 여교사 역으로 제니퍼 로페즈가 출연했다.‘세렌디피티’의 피터 첼섬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2004-11-11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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