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 ‘뒷걸음’
수정 2004-10-21 06:42
입력 2004-10-21 00:00
정권 1인자 탄 셰의 측근으로 알려진 서 윈 중장의 입각은 미얀마 민주화 세력의 구심점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군부정권 사이에 진행돼 온 정치개혁 협상의 퇴보이자, 군부 내 온건파의 패배로 풀이된다. 미얀마 정부는 킨 윤 전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주요 외신들은 그가 해임됐으며 부패 혐의로 가택연금됐다고 보도했다.
서 윈 신임 총리는 미얀마 최고 권력기관인 국가평화발전위원회(SPDC) 제1서기로 SPDC 1인자 탄 셰의 신임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수치 여사와 그 지지자들에 대한 테러의 배후 인물로도 알려져 있는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이다. 그는 북서지구 군사령관(소장)이던 1997년 SPDC 위원으로 발탁됐으며 2001년 중장으로 진급하며 공군사령관에 임명됐다.
숙청된 킨 윤 전 총리는 군부 내의 대표적 온건파로 지난해 8월 총리직에 올랐으며 이후 유엔 중재로 군사정부와 수치 여사 사이에 만들어진 7단계의 ‘민주주의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미얀마는 1962년 ‘버마(미얀마의 다른 명칭)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네 윈 장군의 독재정권이 들어선 뒤 외부 세계와 관계를 끊고 국제적 고립 노선을 걸어왔다.88년 대규모 민주화 시위 이후 90년 군부정권은 총선을 허용했으나,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에 완패하자 선거 결과를 무시하고 강압 통치를 해왔다. 수치 여사는 현재 19개월째 가택연금 상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4-10-2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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