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베트남 北核발언’ 싸고 해석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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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10-13 07:39
입력 2004-10-13 00:00
노무현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 중에 “북핵 문제가 구조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북핵문제가 워낙 고착상태에 빠져 당분간은 약방문(藥方文) 내기도 어렵다던 터였다.12일 정부 내에서는 주석(註釋)달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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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대통령 귀국
盧대통령 귀국 盧대통령 귀국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인도·베트남 국빈 방문 등 8박9일 동안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12일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당장 대통령이 나서 뭔가를 언급해야 할 만한 추가 징후가 생겼느냐는 데 촉각이 모아졌다.미국 대선을 전후한 ‘위기설’을 누구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부류가 정부 일각에 엄연히 존재해왔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날 대체적인 관측은 “대통령이 나서 따로 ‘안정’을 시켜야 할 만한 추가 요인은 없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이어지는 관심사는 발언 배경이다.‘대통령 개인의 발상이냐,정부 당국 내부의 전략적 판단이냐.’의 문제다.한 정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의지가 많이 담겼을 것으로 봤다.그는 “‘양날의 칼’이 아니겠느냐.주변국에는 6자회담 등 현 체제를 더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고,북한에는 무리수를 두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풀이했다.

이럴 경우 미국을 ‘한·중·일·러’에서 따로 떼어놓고 얘기한 부분에 설명이 필요해진다.이에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한반도 주변국가를 포괄해 얘기한 것이지 의도적으로 미국을 빼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하지만 한편으로는 “KAL기 문제를 들어 북한의 테러 부분을 꺼낸 것은 ‘더 이상 북한이 테러지원국이 아닌 만큼 미국도 일방적으로 북한을 몰아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경수로를 거론하며 일본에 대해 별도로 얘기한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오는 11월 경수로 문제가 구체화하면서 주변국간에 큰 논란이 될 수 있다.경수로는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와 연동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다.이런 견해를 종합하면,노 대통령이 북핵 관련 ‘상황’을 이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정부 당국의 총체적 상황이 대통령의 발언에 좀 더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는 쪽도 있다.한 고위 당국자는 “NSC나 정부 일각에 북핵 문제에 진전이 없는 걸 초조해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이런 기류가 대통령의 발언을 유도했을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노 대통령의 발언 직후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주변 4개국 특사 파견을 제창하고 나선 것도 북핵과 관련,여권 내 교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여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닝푸쿠이 한반도문제 담당대사가 13일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미국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릴레이 양자접촉을 갖는다.6자회담 참가국간에는 미국 대선 직후 4차 회담이 열리지 못하면 미국 내 정치일정 등에 의해 회담이 장기 표류할지도 모른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04-10-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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