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생 뽑기위한 자구책” “엄연한 차별”
수정 2004-10-11 07:23
입력 2004-10-11 00:00
●“고등교육 전문화 위해 고교학력차 인정해야”
서울대 백순근 교수는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발간한 ‘자율과 책임의 대학개혁’논문집에서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학입학전형에서도 다양화,전문화,특성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백 교수는 “현재 대입전형자료로 사용되고 있는 수학능력시험은 초·중등교육을 획일화하고 있으며,대학별 전형은 공정성에서 완전치 않다.”면서 “내신 부풀리기 등의 부작용을 해결하고 고등교육의 다양화·전문화를 유도하려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학력차를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우천식 KDI 연구원,서울시립대 박정수 교수,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대학개혁의 청사진’이라는 공동논문에서 대학개혁을 위한 실천과제 가운데 하나로 ‘고교의 학력차 인정을 전제로 한 내신성적 개선’을 꼽았다.서울대 교수 출신의 박세일 한나라당 의원도 대학 교육의 ‘시장주의’를 강조하며 정부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사립대 홈페이지 뜨거운 공방
고교등급제를 적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 사이에는 ‘학력격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의견과 ‘등급제는 엄연한 차별’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연세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교육부 발표 이후 130여건의 글이 올랐다.아이디 ‘curlyape’를 쓰는 학생은 ‘연세대는 국립대가 아니다.’라는 글에서 “사립대의 학생선발권은 학교에 있으므로 그 자유를 인정해줘야 한다.”면서 “수시입학전형이 생기기 전부터 명문대에 수십명씩 진학시키던 학교와 몇명 보내던 학교가 수준이 같다고 볼 수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반면 ‘presman’은 “강북지역에서 1등하는 학생이 강남 학교의 1등을 이기지 못한다는 ‘당연성’이 입증되지 않는 이상 부당하게 점수의 차별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남권 출신 합격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려대생들은 의견이 엇갈리기는 했지만 ‘등급제를 실시했다고 확언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했다.‘kmoh21’은 “내신점수 보정은 다른 학교에서도 실시하고 있다.”면서 “강남권 합격비율도 높지 않은데 최고사학이라는 이유로 타깃이 됐다.”고 반발했다.‘iloveoov’는 “교육부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학교간 격차로 차별·역차별을 받을 학생을 어떻게 구제할지는 관심이 없고,강남과 비강남의 대결구도로만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미 입학한 강남권 출신 대학생들,일방적 매도”
한편 강남권 학부모들은 대학의 일관성 없는 입학전형으로 모든 학생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2학년생 아들을 둔 회사원 김모(48·서초동)씨는 “강남학교든,지방 특목고든 대학의 생각이 바뀌면 언제 외국유학 출신 고교생에게 밀릴지 모르는 게 교육현실”이라면서 “강남권 학생이 무조건 우대받는다고 보면 곤란하다.”고 항변했다.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는 김상욱(30·회사원)씨는 “실력이 아니라 출신고교를 등에 업고 대학에 들어갔다는 의혹을 받게 될 강남 출신 학생들도 일방적으로 매도되고 모욕을 당한 셈”이라면서 “대학들이 왜 음성적인 입시제도에 집착하는지 정부가 대학측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4-10-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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