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고품격 드라마 바람
수정 2004-09-17 00:00
입력 2004-09-17 00:00
천편일률적인 드라마가 판 치던 안방극장에 새 바람이 불 조짐이다.방송사의 쥐꼬리 지원을 받으며 시간에 쫓겨 드라마를 만들어오던 외주 제작사들이 속속 차별화된 소재를 가지고 100% 사전 제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학 프로덕션의 ‘슬픈 연가’,JS픽쳐스의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이트픽스의 무협드라마 ‘비천무’ 등이 그렇다.
이같은 시도는 고품질 드라마를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외주제작사가 방송사와 대등한 파트너로 관계 정립을 해나갈 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선두에 ‘모래시계’의 명콤비 김종학 감독과 송지나 작가가 있다.고구려 광개토대왕 일대기를 다룬 ‘태왕사신기’를 통해 다시 뭉친 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그렸지만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는 ‘반지의 제왕’과 같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송 작가는 “시청률 공식이 다 나와 있지 않느냐.시청률 잘 나온다고 똑같은 것만 하면 방송계가 쓸쓸해지지 않겠느냐.”면서 “이 바닥에서 밥을 조금 더 먹은 사람으로서 선도하는 드라마,사회적으로 화제가 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년 전부터 기획에 들어간 ‘태왕사신기’는 총 36부작으로 내년 12월 완성한다는 계획.
강원도에 오픈세트와 실물 크기의 광개토대왕릉비를 복원하고 미술·음악·특수효과 등에 외국 기술진이 대거 참여한다.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작비는 국내외 투자유치와 기업 협찬 등을 통해 자체 조달한다.
방송사는 방영권만 갖게 되며 배급·저작권은 김종학 프로덕션의 소유다.김 감독은 “연기자들의 개런티는 뛰는 데 반해 10년째 똑같은 방송사의 제작비로는 발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개 오디션을 실시,올 연말까지 배역을 확정한다.배우들의 스타성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특히 광개토대왕 역에 적합한 배우는 인터넷 포털을 통해 네티즌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뽑을 생각이다.출연이 확정된 배우들은 3개월 동안 말타기,활쏘기 등 훈련을 거친 뒤 드라마에 투입된다.포장까지 완벽한 완제품으로 돌아올 드라마들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4-09-1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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