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2 /김훈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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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9-16 00:00
입력 2004-09-16 00:00
소설 ‘칼의 노래’의 작가 김훈(56)이 다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 여행 2’(생각의나무 펴냄)는 자전거로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며 산하의 아름다움을 글로 옮긴 기행산문 ‘자전거 여행’(2000년)의 속편격.이번에는 경기도 일대를 새삼 깊고 낯선 시선으로 탐조했다.

작가는 “노을에 젖고 바람에 젖는 자전거”를 때론 달래가며 때론 그 페달에 순응하며 사색의 켜를 쌓는다.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발견하는 혜안 이상으로 여행길의 작가는 현장에서의 언어감각이 역동적으로 살아나주길 갈망하기도 한다.“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또 갈라서는 그 언저리에서 나의 모국어가 돋아나기를 바란다.”고 도입부에서 자기다짐을 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비무장지대(DMZ)를 시작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서해안 갯벌,남한산성과 화성 등 유적지에 은륜(銀輪)이 가닿는가 싶으면 또 어느새 조강(祖江)의 일몰 앞에서 분단조국의 현실을 탄식하기도 한다.웅어의 천국이었던 김포 전류리 포구,전흔이 남은 파주,대부분 간척지나 공단으로 바뀌어버린 남양만 염전,광릉 숲,가평 산골마을,여주 고달사 옛터,광주 얼굴박물관,성남 모란시장,안성 기솔리 돌미륵….

무심히 지나칠 산하의 익숙한 공간들에서 의미를 캐올리는 작가의 시력이 예사롭지 않다.사진작가 이강빈의 깔끔한 천연색 사진들 덕분에 길위의 소회가 다치지 않고 온전히 전달되는 듯하다.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4-09-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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