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차르 시대로 회귀”
수정 2004-09-16 07:30
입력 2004-09-16 00:00
14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정부 소유의 천연가스기업 가즈프롬의 합병안을 승인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 등이 보도했다.러시아 정부는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가즈프롬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지분투자 제한도 풀어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병안 승인 조치는 정치 규제를 대폭 강화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민주화에 역행하는 정책에 따른 불만을 경제 개방을 통해 무마하려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엿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합병안 승인 하루 전 주지사를 비롯,현재 선출직인 러시아 연방의 자치공화국과 주정부 등 89개 지방정부의 고위 관료들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또 국가두마(하원) 450석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역대표 선출의석도 비례대표제로만 뽑겠다고 밝혔다.친(親) 크렘린계 정당이 399석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비례대표제로만 선출할 경우 무소속 당선은 거의 불가능하다.북오세티야 인질극에 따른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 정치적 일치단결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그러자 정권 내부에서도 일부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친크렘린계로 러시아 최대 정당인 통합러시아당(UR)의 콘스탄틴 자툴린 의원은 14일 “심지어 스탈린 시절과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도 하원 의원들은 형식상 선출직이었다.”면서 “이것은 차르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뉴욕타임스는 “이론상 유권자를 대표하는 지역 지도자들이 중앙 정부에 도전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갖춰야 하지만 현실에선 푸틴이 크렘린의 지배를 공식화했다.”고 꼬집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4-09-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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