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영화제 감독상 받은 김기덕 감독 귀국 기자회견
수정 2004-09-15 08:15
입력 2004-09-15 00:00
제61회 베니스영화제에서 ‘빈집’으로 감독상을 받고 귀국한 김기덕(44) 감독.14일 서울 코리아나호텔 기자회견에서 겸손을 떨면서도 은사자 트로피를 든 채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함박웃음으로 받아들였다.‘세계적인 감독’다운 여유와 유머까지 비쳤다.“시상식 5분 전 집행위로부터 본상 수상 귀띔을 받았다.”는 그는 “심사위원대상까지 호명되지 않아서 ‘황금사자상은 아닐까.’라는 염치없는 기대를 1분 정도 했다.”며 웃었다.
그는 감독상과 함께 수상한 미래 비평가상에도 큰 의미를 뒀다.미래 비평가상은 18·19세 고등학생 26명이 경쟁작 가운데 최우수 작품에 수여하는 상.
김 감독은 “지금까지 혐오스럽게 알려진 내 영화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가능케 해줬다.”면서 “그동안의 오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상작 ‘빈집’이 유럽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이유를 묻자 “거의 대사 없이 이미지로 풀어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그가 만든 대부분의 영화가 한국 비평가들로부터 ‘가학적인 영화’라는 평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윤리를 지켜내야 하는 여성계나 여성학자들의 비판은 타당하다.”면서 “그러나 나는 우리 사회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자신의 영화를 옹호했다.
올해 초 베를린영화제에 이어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두 번이나 감독상을 받았지만,그는 누구보다도 ‘영화’로 관객과 소통하기를 바란다.“영화제 수상도 중요하지만 그런 영화가 한국에서 100만명의 관객이 드는 작품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더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찍을 결심을 했다고 했다.세계 영화계의 중심에 섰지만 여전히 주류 상업영화계와 한 발자국 떨어진 길을 주장하는 고집이 유난히 돋보였다.
글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사진 김미성기자 492naya@sportsseoul.com
2004-09-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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