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연인’ 시청자반응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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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8-17 09:33
입력 2004-08-17 00:00
지난 3개월간 시청자들을 웃기고 울린 SBS 주말 드라마 ‘파리의 연인’은 끝났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열혈팬들은 드라마 내용이 여주인공 김정은의 ‘시나리오 속 이야기였다.’는 결말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한편에서는 “제작진의 소신있는 결말에 참신함을 느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다른 한편에서는 “용두사미로 끝난 황당한 결말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비판한다.

‘일장춘몽’식의 결말이 미리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킨 ‘파리의 연인’은 15일 마지막회에서 방영 이후 최고인 57.4%(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올해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MBC 드라마 ‘대장금’(57.8%)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우리나라 역대 드라마 회당 시청률로 따지면 12위이다.또한 ‘파리의 연인’은 방영 내내 주인공의 말투와 패션 등 숱한 유행 코드를 생산하며 신드롬을 낳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마지막회는 국내 드라마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많았다.제작진은 모든 드라마 내용이 김정은의 ‘시나리오 속 이야기’라는, 미리 설정된 결말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에 대한 시청자의 비판이 거세자 타협안을 급조해 내놓았다.엔딩 장면에서 드라마 속 또 다른 현실 커플인 박신양-김정은 두 남녀를 등장시켜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또한 뜬금없이 박신양-김정은의 얼굴 사진이 실린 ‘신데렐라는 있었다’는 제목의 신문을 보여줘,시나리오·신문·현실 속 세 커플 이야기로 ‘열린 결말’을 유도한 것도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했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분노’를 받아들이면서도 기존의 기획 의도는 고수했다.”고 밝혔다.하지만 해피 엔딩을 기대한 상당수 시청자들은 “어정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마지막 10분의 결말로 인해 3개월간 간직해 온 아름다운 환상이 한꺼번에 무너지는 개운치 못한 뒷맛만 남겼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김정은은 16일 종방연을 마친 뒤 “촬영장 사람들의 시선이 회가 갈수록 마치 콘서트장에 온 것처럼 열광적인 환호로 변해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흘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아침에 화장한 후 며칠째 그저 화장을 고치기만할 뿐 세수조차 못해 어느 순간 ‘정말 이러다 죽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은 수영장 장면.“빠져 들어가는 장면을 찍기 위해 5m 깊이의 수영장에서 납 네 덩이를 달고 가라앉았는데 눈도 뜨지 않아야 했기에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2004-08-1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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