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최악의 3재’ 허덕
수정 2004-08-03 07:45
입력 2004-08-03 00:00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체감물가인 생활물가(구입빈도가 잦고 필수적으로 구입하는 156개 품목의 물가)는 지난해 7월에 비해 5.8%나 올랐다.2001년 8월(6.0%) 이후 2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장마와 폭염으로 채소 등 식료품값(8.4%)과 서울시 교통체계 개편으로 버스·지하철요금 등 교통·통신비(3.5%)가 크게 오른 탓이다.교육비(5.2%)와 광열·수도비(4.8%)도 많이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도 1년 전에 비해 4.4% 상승,1년4개월 만에 4%대를 돌파했다.8월에도 4%를 넘을 것이 확실시 된다.이로써 올 들어 7월까지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3.5%.정부가 당초 설정한 1차 마지노선(3%안팎)은 이미 뚫린 지 오래다.정부는 2차 마지노선으로 3%대 중반을 설정해 놓았지만 이마저도 위태롭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 시간외거래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43.92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국내 수입원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계속 오름세다.수급불안과 국제테러 긴장감이 고조된 데 따른 여파다.미국정부는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뉴욕증권거래소 등 주요 금융기관을 공격목표로 삼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이날 경계수위를 한 단계 높였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유가동향을 면밀히 살펴 정부 차원의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6일 열리는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고유가 대응책을 집중 논의,발표할 것으로 보인다.재경부 이승우 경제정책국장은 “최근의 물가상승은 일시적 현상으로 농산물 수확기에 접어드는 9∼10월부터는 상승세가 진정될 것”이라면서 “물가대책이 실행되면 연간물가가 3%대 중반에서 잡힐 것으로 보여 현재로서는 경제운용 기조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동통신료 인하는 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보통신부의 소극적 태도와 ‘부총리가 시장경제 사수를 외치면서 시장가격마저 인위적으로 조작하려 한다.’는 비판에 부딪쳐 지지부진한 상태다.설사 성사되더라도 한 자릿수의 소폭인하에 그칠 전망이다.올 10월로 예고된 담뱃값 인상시기를 한두달 늦추는 방안도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아직 조율을 끝내지 못한 상태다.
LG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이 4∼5%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을 거론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세계경기 둔화조짐 등 각종 악재가 겹쳐 우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4-08-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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