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천여명 이중합격 책임 물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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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7-27 00:00
입력 2004-07-27 00:00
2004년도 대학입시에서 복수지원 금지 규정을 위반하고 이중합격한 학생이 302개 대학 5287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사실이라면 모두 합격 취소 대상이다.교육인적자원부는 이중 510명이 단순 행정착오로 밝혀졌고 추가로 소명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현재 숫자는 별 의미가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올해 대학입학 정원의 0.8%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이중합격 혐의자가 된 것은 보통 혼란스러운 상황이 아니다.반드시 원인을 규명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선의의 피해를 입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일부 지방대학과 전문대 등에서는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의 동의도 없이 멋대로 입학원서를 접수시킨 사례도 있다고 한다.금품 등을 받고 일선 고교나 학원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사실이라면 해당 학교나 기관은 엄중 문책해야 한다.일부 학생의 고의적 복수 지원도 있을 것이다.이 경우 규정대로 불합격 처분을 고려해야 한다.그러나 제도 변경에 따른 혼선으로 재수생,검정고시 응시자들은 복수지원 금지규정을 잘 몰랐을 수도 있다.교육부는 이들에게 규정 변경 정보를 충분히 제공했는지도 반성해 볼 일이다.



복수지원 금지 규정 위반은 해당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규정을 성실하게 지킨 대다수 학생들에겐 심리적 허탈감을 줄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특정 학생의 합격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교육부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고의성이 있는 경우는 철저히 가려내 응분 조치해야 한다.

2003년도 복수지원 위반자 500명 중 합격무효 처분을 받은 학생은 7명뿐이었다고 한다.‘교육적 측면’만을 고려한 솜방망이 처벌로 복수지원 금지 원칙을 유명무실화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교육부는 이번 사태 처리를 통해 엄정한 입시제도 감독자로서 본분을 다해야 한다.복수지원 금지 제도 자체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논의는 그 다음의 과제가 될 것이다.
2004-07-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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