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코오롱 CEO ‘진실게임’
수정 2004-07-15 00:00
입력 2004-07-15 00:00
카프로를 둘러싼 효성과 코오롱의 충돌이 CEO(최고경영자)간의 ‘진실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양사 CEO들은 최근 카프로의 고합 지분(7.44%·17억원) 인수와 유상증자 참여를 조율하기 위해 회동을 가졌지만 그 이후의 입장 표명은 엇갈리고 있다.효성 이상운 사장은 “효성의 고합 지분 인수에 대해 코오롱측과 합의했다.”고 밝힌 반면 코오롱 한광희 사장은 “협의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합의한 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CEO의 엇갈린 주장만큼이나 양사는 현재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효성측은 “코오롱이 고합 지분을 인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여기에 우리가 인수 의사를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반대 표명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어 “고합 채권단이 양사에 균등한 기회를 제공한 만큼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코오롱측은 “알리지 않았다고 동의한 것은 아니다.”면서 “좀 더 시일을 두고 논의할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효성은 “인수 답변 시간을 어긴 것은 코오롱”이라며 “게다가 코오롱이 인수를 희망한다면 얼마든지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만큼 합의정신을 어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양사의 이같은 논란은 1996년 효성과 코오롱,고합 등 3대 주주가 카프로의 지분 변동이 있을 때 사전 합의를 하기로 맺은 협약 때문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30년 경쟁 관계로 인한 신뢰 부족이 가장 큰 갈등의 요인으로 보인다.
코오롱의 속내는 효성측이 고합 지분 인수를 계기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카프로락탐(나일론 원료) 공급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불안이 엿보인다.이에 따라 코오롱은 효성의 단독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안전판’을 만들어 놓은 뒤 지분 인수를 합의하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효성은 공시 문제로 본의 아니게 지분 인수가 알려져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하지만 코오롱이 언제든지 지분 인수를 원한다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사의 충돌은 코오롱이 고합지분 인수에 참여하지 않는 한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코오롱은 화섬 분야를 줄이고 정보소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만큼 카프로 지분 인수가 큰 매력이 없기 때문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4-07-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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