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예의없는 말장난” 발끈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4-07-12 00:00
입력 2004-07-12 00:00
“청와대는 청와대답게 대응하라.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천박한 논리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야당이 발끈하고 나섰다.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11일 행정수도 이전 반대를 ‘졸속반대’로 규정,강도 높게 비판하자 크게 격앙된 분위기다.

노무현 대통령이 불과 3일전에도 행정수도 이전반대를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으로 규정하고,다음날 양정철 국내언론비서관이 “조선·동아는 저주의 굿판을 거둬라.”고 가세하는 등 여권이 연일 공세를 퍼붓자 더이상 두고볼 수 없다는 분위기다.게다가 김 실장이 전여옥 대변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공격한 데 대해 ‘상생정치를 하자면서 제1야당에 대한 기본 예의도 모르는 경박한 언동’이라며 몹시 불쾌해했다.

대표권한대행인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11일 김 실장의 발언을 전해 듣고 “대통령을 모시고 있는 청와대 참모가 말장난을 해서야 되겠느냐.”면서 “청와대 참모는 예의없는 말장난을 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정책이 잘못되지 않도록 충언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일축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국가 대사에 관한 입장인데 이것이 대통령을 인정하니 마니 하는 것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면서 “행정수도 이전반대가 탄핵세력과 관계 있다거나 대통령을 물러나라고 하는 것이라는 얘기는 (국민들의)입막음을 하려는 의도로 들린다.”고 지적했다.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 절반 이상이 수도 이전에 반대하고,국가 원로가 이전 반대 성명을 낸 것을 청와대가 졸속 반대라고 비난한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참여정부의 도리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한 대변인은 “여론을 무시하고 한가롭게 말장난이나 하는 것을 보면 여권이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을 따르자.”,“서두르지 말자.”고 신중론을 제기했을 뿐인데 여권이 연일 ‘발목잡기’라며 공격하는 것이 답답하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솔직히 청와대와 여당은 수도(首都)의 의미를 모르는 것인지 수도(修道)가 덜 된 것인지 모를 정도로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타당성을 충분하게 재검토하자는 것이 대통령 거부,대선 불인정이라니 논리 비약을 넘어 열등 의식의 극치이고,도에 지나친 자기 비하가 아닌가 한다.”고 성토했다.



민주노동당 김성희 부대변인도 “정부의 고위 정책 담당자나 청와대 인사가 국민을 이해시키기보다는 행정수도 이전 문제를 오로지 찬성과 반대의 흑백논리로 구분하는 것은 논란을 격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2004-07-12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