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값의 함정 ‘공동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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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7-07 00:00
입력 2004-07-07 00:00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휴대전화 동호회 회원인 김모(25·회사원)씨는 지난달 휴대전화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봤다.53만 9000원짜리 신형 휴대전화를 8만 5000원에 살 수 있다는 데는 혹하지 않을 수 없었다.지나치게 싼 값이 마음에 걸렸지만,7만명의 회원을 가진 카페에서 ‘설마 사기를 치랴.’생각하고 입금했다.

하지만 김씨는 며칠 뒤 동호회 게시판에서 ‘택배 봉투에 휴대전화가 아니라 행주가 들어있었다.’는 다른 공동구매 참여자의 글을 발견했다.김씨는 물론 아무도 휴대전화를 받지 못했다.이들은 판매자를 경찰에 고소했고,73명으로부터 900여만원을 가로챈 김모(24)씨는 사기죄로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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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공동구매에 발등 찍혀

전자제품,유아용품에서 개 사료,발코니 새시,폐백음식,부케까지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공동구매의 품목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등 인기를 끌면서 이를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회원 수가 5만명이 넘는 디지털카메라 동호회에서 운영자가 보증한 판매업자가 회원 80여명으로부터 7000여만원을 가로챈 공동구매 사기사건이 일어나 경찰이 수사중이다.

소비자보호원에는 올 들어 5월까지 인터넷 공동구매에 의한 피해사례가 61건이나 접수됐다.‘배송지연과 미배송’이 42건으로 가장 많았다.‘품질하자 제품’이 8건,‘제품에 잘못이 있을 때 대금 미환급 또는 환급비용 본인 부담’이 6건이었다.

개인정보 노출 무방비

공동구매에 쓰여진 이름,주소,전화번호,신분증 사본 등 개인신상 정보도 마구 유출되고 있다.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은 올들어 5월까지 인터넷 공동구매를 포함한 전자상거래 등에 의한 개인정보침해 신고·상담 건수가 1만 784건이라고 밝혔다.지난해 1만 2594건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타인 정보의 훼손·침해·도용’이 3863건으로 가장 많았다.‘고지·명시한 범위를 넘어선 이용 또는 제3자 제공’이 190건,‘목적 달성 후 개인정보 미파기’가 43건이었다.

지난 3월에는 김모(34)씨가 가입한 적도 없는 중소 홈쇼핑업체로부터 물건을 사라는 전화를 받았다.정보보호진흥원 조사 결과 이 업체는 지난해 4월 김씨가 대형 쇼핑몰 사이트에 들어가면서 물품구입용으로 써넣은 신상정보를 계속 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보보호진흥원 개인정보보호팀 윤수영 연구원은 “쇼핑몰 가입 약관에 ‘고객정보를 사이트 홍보에 이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이를 근거로 상품 홍보에 사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특히 인터넷 공동구매에는 별다른 약관이나 소비자 보호장치가 없어 개인정보를 빼돌려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여춘엽 차장은 “공동구매에 참여할 때는 물품 값을 보내기 전에 가격비교 사이트 등을 찾아 지나치게 싸면 일단 의심하고 운영자의 직업 등을 밝히도록 하는 등 신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용카드로 할부구매하면 사고가 나더라도 일부 구제받을 수 있지만 현금으로 결제하면 방법이 없다.”면서 “인터넷 공동구매는 대부분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4-07-0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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