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치료 ‘알파 리포산’ 비만에도 특효
수정 2004-06-14 00:00
입력 2004-06-14 00:00
세계적인 기초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네이처 자매지)은 이같은 성과를 인정해 14일 새벽(한국시간) 공개한 7월호 인터넷판에 연구결과를 상세히 소개했다.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울산대 의대 이기업(49·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교수팀은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알파 리포산’이 비만 치료에도 탁월한 성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원리를 규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가장 이상적인 비만 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함과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자극하는 것인데 알파 리포산은 동물실험 과정에서 이 두가지 효과를 동시에 나타냈다.”고 설명했다.후보물질이 통상 신약으로 개발되려면 10년의 시간이 걸리지만 알파 리포산은 이미 30년 전부터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어 2년간의 별도 임상실험만 거치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비용 부담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면 알파 리포산을 투여한 당뇨병 환자들에게서는 왜 체중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을까.이 교수는 “당뇨병 치료에 투입되는 알파 리포산의 양은 하루 600㎎에 불과하다.”면서 “동물실험에서 비만치료 효과가 나타난 것은 이 양을 세 배로 늘렸을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알파 리포산의 비만치료 효과를 맨처음 발견한 것은 5년 전.그것도 아주 ‘우연히’였다.쥐를 대상으로 알파 리포산 투입량을 달리하며 당뇨병 연구를 하던 중,많이 투입한 쥐가 눈에 띄게 홀쭉해진 사실을 알아챘다.이 교수를 포함해 연구원들은 극도로 흥분했다.그러나 길고 지루한 작업이 이들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이 교수는 “어떤 원리로 이같은 체중감량 효과가 일어나는지 규명하는 데 5년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알파 리포산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에너지 부족을 감지하는 센서효소(AMPK)의 발현을 억제한다.이 효소가 잠잠하다보니 인체는 에너지가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해 최종적으로 식욕을 억제시키는 것이다.이와 동시에 알파 리포산은 근육에서 에너지 소모를 자극하는 물질(언커플링 단백질-1)을 활성화시킨다.적게 먹으면서(식욕 억제) 많이 움직이다 보니(에너지 소모) 살이 빠지는 것이다.
‘네이처 메디신’지가 연구성과를 인정한 것도 이같은 작동원리를 규명해냈기 때문이다.이 교수는 “3개월째 접어든 임상실험 결과,쥐보다는 약하지만 사람에게서도 체중감량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2004-06-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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