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성남시 ‘서울 가는 길’ 7m의 전쟁
수정 2004-06-11 00:00
입력 2004-06-11 00:00
경기도 용인시와 성남시가 연결도로 7m를 놓고 전쟁 수준의 대립현상을 보이고 있다.구미동 중앙하이츠빌과 토끼굴에 이어 세번째 도로분쟁이지만 이번에는 공격(?)과 방어수준이 예사롭지 않다.
공기업인 토지공사는 10일 새벽 용역회사 직원을 동원해 용인∼성남간 구미동 접속도로 개설을 강행하려다 주민들이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교통등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 아파트를 지은 난개발의 후유증이다.
●실력행사한 토공
토공 용인사업단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부터 중장비를 동원해 용인시 죽전동∼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의 죽전∼분당간도로 가운데 미개통 구간(길이 7m)에 대한 공사에 들어갔다.
토공은 용역회사 직원 100여명을 동원,분당구 구미동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 철조망으로 바리케이드를 쳐 놓고 도로 접속에 반대하는 분당 주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토공은 오전 8시30분쯤까지 약 2시간 동안 성남시가 도로를 접속하지 못하도록 조성해 놓은 화단과 언덕(시유지)을 밀어내 언제든지 도로를 연결시킬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분당 주민 300여명이 몰려 나와 공사를 저지하려다 용역회사 직원들과 충돌이 빚어져 이모(55·여)씨와 유모(48·여)씨가 어깨 골절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문제의 구간은 토공이 이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용인 죽전지구 주민들을 위해 신설중인 도로의 분당 접속 부분으로,성남시가 주민 반대를 이유로 접속을 불허하자 다급해진 토공이 공사를 벌인 것이다.
토공 용인사업단 관계자는 “곧 죽전지구의 입주가 시작돼 어쩔 수 없이 공사를 강행하게 됐다.”며 “용역회사 직원은 분당 주민들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고육책으로 동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쟁터 방불케하는 현장
성남시는 토공이 허가를 받지 않고 시유지를 무단으로 훼손함에 따라 경찰에 고발하기로 하는 한편 공사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도록 중장비를 동원해 현장을 폐쇄했다.현재 접속지점에는 용인시와 성남시의 대형중장비 10여대가 대치상태를 보이는 등 사뭇 전쟁터를 연상시키고 있다.
성남시 관계자는 “토공측이 한마디 상의없이 기습적으로 공사를 강행했다.”며 “시유지를 불법적으로 훼손한 데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도로 개설에 반대하는 분당구 구미동 주민들도 현장에 천막을 쳐놓고 공사 감시에 들어갔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공기업인 토공이 깡패들까지 동원해 공사를 강행하는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하고 “협상이 안 되면 강행한다는 법도 없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용인시 주민과 공무원들도 불만이다.죽전동 K아파트 주민 김모(44·여)씨는 “분당주민들은 서울쪽으로 아무런 부담없이 길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지역은 타 시·군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전형적인 지역이기주의”라고 꼬집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2004-06-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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