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재산세 최고 9배 더 낸다
수정 2004-06-04 00:00
입력 2004-06-04 00:00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재산세+토지세) 개편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성공 관건은 ‘살인적 세금증가’가 없도록 과표(세금을 매기는 기준)와 세율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다.3일 조세연구원이 개최한 공청회에서도 세율인하 지적이 잇따랐다.이날 행정자치부와 지방자치단체 대표들은 재정경제부의 ‘보유세 이원화’ 방침 자체에 거세게 반발해 추진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쟁점을 짚어본다.
●“최고세율 적용기준점 너무낮다”
현재 결정된 것은 주택도 땅처럼 개인별로 합산해 세금을 매긴다는 점.총 금액은 같은데 집을 몇 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세금부담이 현저히 차이나는 현행 제도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서다.예컨대 2000만원짜리(과표 기준) 집을 네 채 소유한 A씨의 재산세(38만 4000원)는 8000만원짜리 집 한 채를 소유한 B씨의 세금(365만 6000원)보다 무려 327만여원이나 적다(표 참조).그러나 현행 과표와 세율 체계에서 주택 합산과세가 이뤄지면 A씨의 세금은 B씨와 같아져 9.5배나 오르게 된다.웬만한 집은 1억원이 넘는데도 최고세율 적용 기준점이 4000만원으로 지나치게 낮은 점도 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타워팰리스 1채는 제외?
최대 관심사의 하나는 누가 ‘종합부동산세’(국세) 대상이 되느냐다.정부가 검토하는 적용 잣대중 하나는 ‘2개 이상 시·군·구에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여러 안(案)중 이 안이 채택되면 서울 강남 한 곳에 20억원짜리 타워팰리스 아파트 한 채를 갖고 있는 사람은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비껴난다.반면 서울과 시골에 싼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상이 된다.불합리한 데다 조세저항마저 야기할 수 있다.
●지방자치 후퇴 아닌가
또 하나의 대안은 모든 주택을 합친 가격이 ‘일정액’ 이상인 사람만 대상으로 하는 방안이다.주택 수는 관계없어 타워팰리스 한 채 소유자도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행정절차가 간편하고,‘부동산 부자’들만 겨냥할 수 있어 실속도 있다.하지만 지방자치제 후퇴라는 단점이 있다.2개 이상 지자체에 집이 흩어져 있으면 중앙정부가 개입할 명분이 있지만,단일 지자체에 있는 집에 대해서는 개입 명분이 약하다.지자체의 법정 소송도 예견된다.공청회에 참석한 지자체 대표들은 “지방자치 말살 음모”라며 격분했다.정부가 당초 ‘일정액 이상’만 염두에 뒀다가 ‘2개 이상 시·군·구’라는 복수대안을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재경부 이종규 세제실장은 “지자체에 낸 1단계 세금이 정부에 낼 2단계 세금보다 많은 사람만 종합부동산세 납부대상으로 결정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억울한 ‘세금 역전’ 없나
정부가 구상하는 세율구조는 1단계는 낮게,2단계는 높게 한다는 것이다.종합부동산세 적용 기준이 어느 쪽으로 결론나든 기준점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간발의 차이로 억울하게 ‘운명’이 갈리게 된다.경우에 따라 재산이 적은 사람이 많은 사람보다 세금을 더 내는 ‘역전’ 현상도 생길 수 있다.정부는 1·2단계 세율을 똑같이 적용해 이같은 시비를 해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주택 합산과세의 타당성도 시비의 소지가 있다.경실련 박정수 재정세제위원장은 “토지와 달리 건물은 한정된 재원이 아니어서 개인별 합산을 통한 중과세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참여연대측은 “전국합산 토지가액이 8억∼10억원 이상,가구당 3주택 이상자에게만 종합부동산세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안미현 김미경 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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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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