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 베팅… 현대가 숙원 푼다
수정 2004-05-31 00:00
입력 2004-05-31 00:00
INI스틸-현대하이스코가 한보철강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일관제철소를 향한 현대가의 도전이 드디어 결실을 맺을 전망이다.
현대가는 ‘왕 회장(고 정주영 회장)’ 시절부터 줄기차게 일관제철소 진출을 시도했다.1978년 인천제철(현 INI스틸)을 인수해 철강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지만 일관제철소 건립은 철강시장의 공급 과잉과 정부 등의 견제로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특히 1997년 외환위기와 2000년 현대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현대가의 꿈’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현대가는 최근 철강경기의 호황 지속과 자동차강판에 대한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만큼은 강력한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그 결과 한보철강에 대한 과감한 베팅으로 나타났다.INI스틸 컨소시엄은 한보철강 인수 금액으로 9000억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다음주 말 발표 예정인 우선협상대상자를 앞당긴 배경에는 INI스틸 컨소시엄이 입찰대금 규모와 자금조달 확실성 등에서 다른 경쟁업체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INI스틸 컨소시엄이 한보철강을 인수할 경우 국내 철강시장은 양강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현대하이스코는 그동안 포스코로부터 열연 핫코일을 납품받아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했다.이에 따라 INI스틸 컨소시엄은 우선 열연설비와 냉연시설에 투자해 포스코의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한보철강은 총 부지 120만평으로 A·B지구로 나뉘어져 있다.연간 130만t 규모의 봉강(철근)공장과 400만t 규모의 열연설비,200만t 규모의 냉연설비를 갖추고 있다.문제는 B지구의 코렉스 설비로 현재 2기가 건설 중단됐다.공정률은 40∼70% 수준.INI스틸 컨소시엄이 코렉스 설비를 가동하면 포스코에 이어 국내 두번째로 일관제철소가 탄생한다.일관제철소란 제선·제강·압연의 일관된 제철과정을 모두 갖춘 제철소를 말한다.
INI스틸 관계자는 “한보철강 운영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향후 정밀한 실사를 통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측이 코렉스 설비를 쉽게 버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그러나 1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한 한보철강이 제자리를 잡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2004-05-31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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