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국책은행(1)] 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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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27 00:00
입력 2004-05-27 00:00
국책은행이 확 바뀌고 있다.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3대 국책은행장의 새 경영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다소 느슨한 관행의 틀을 깨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삐를 바짝 죄면서 일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공교롭게도 이들 은행장(CEO)이 모두 행정고시 14회 동기의 관료출신이어서 금융계로 무대를 옮긴 뒤의 자존심 대결도 엿볼 수 있다.

성장동력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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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만 해도 산업은행의 역할은 기업금융과 기업구조조정 등에 머물렀다.물론 지역경제 균형 발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도 등을 통해 자본시장 안정화에 기여한 측면도 없진 않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소극적인 산은의 역할에 획기적인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지난해 초 유지창(55·전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총재가 부임하면서부터.

유 총재는 건강관리를 위해 줄곧 다니던 헬스클럽도 마다하고 업무파악에 매달렸다.짬짬이 사내에서 탁구로 스트레스를 푸는 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할 당시만 해도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손실 규모가 4693억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하반기에는 LG카드 문제까지 떠안았다.

이후 그는 자체 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산은의 향후 목표를 ‘종합금융회사로의 도약과 알찬 은행 만들기’로 잡았다.종합금융회사는 대우증권과 서울투신운용을 자회사로 편입해 복합서비스를 제공하고,‘알찬 은행’은 각종 부실채권 등을 빠른 시일내에 털어내 자산건전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그의 치밀하고 불도저 같은 추진력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4일 종합금융회사의 새 틀을 짜기 위해 대우증권 사장과 산은캐피탈 사장을 전격 교체했다.내달 말까지 대우증권의 자회사인 서울투신운용도 자본출자 등을 통해 완전한 자회자로 편입시킬 예정이다.

“최근의 발빠른 대응은 산은의 사업영역을 증권·자산운용 등으로 확대해 종합금융회사로 탈바꿈하는 것입니다.여기다 컨설팅 및 기업 인수·합병(M&A) 등 기업 구조조정 사업과 방카슈랑스 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가면 자산건전성 제고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유 총재는 “대우증권을 매각하지 않고 산은과 연계시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산은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증권,자산운용에다 산은의 기업금융과 국제금융·컨설팅 등을 접목시키고 관련 상품도 공동판매하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그에게 힘을 보태는 것은 지난 1년간의 성적표다.취임 당시 손실 규모가 4693억원이었으나,1년을 결산한 결과 1669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는 2000억원대의 흑자 달성을 목표로 기업금융·투자금융·국제금융,기업구조조정 등 4대 핵심 금융서비스를 중점 육성키로 했다.지난 1·4분기에는 LG카드 충당금 적립(2100억원)에도 불구하고 11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낸 상태다.

금융시장내 안전판 강화할때

그는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를 주목하고 있다.거액예금 고객과 가계대출 등 소매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는 “외국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내 안전판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사모주식 투자펀드 활성화 등 토종 금융자본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이같은 흐름에 산은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국책 금융기관의 새로운 변신과 역할론을 주창하고 나선 유 총재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2004-05-27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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