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전격 방북 선거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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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5 11:19
입력 2004-05-15 00:00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 고이즈미 총리는 장기집권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물론 재방북 뒤 전개될 그의 국민연금 미납에 대한 여론의 동향도 장기집권 가도에 새롭고,중요한 변수로 급부상했다.
고이즈미 총리에게 그동안 평양선언 이행은 털어내야 할 짐이었다.납치문제가 부각돼 북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며 그의 인기도 한 때 올라갔지만,교착상태의 장기화로 인해 “추가성과를 보여줘야 할”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방북을 통해 고이즈미 총리는 평양선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성과물을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현안인 납치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북핵·장거리미사일 등 일괄타결을 시도,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에도 일조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북측도 고이즈미 재방북 카드를 통해 테러지원국에서 벗어나고,대북송금 재개 등 경제지원도 얻어내기 위해 체제 개방의 위험을 감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재방북 성사에는 물밑 외교라인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북한측이 신뢰하는 다나카 히토시 외무심의관이 실무협상에서,고이즈미 총리의 절친한 친구인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가 최종적으로 북한의 전향적 태도를 이끌어낸 주역으로 알려졌다.고이즈미 총리의 ‘광폭외교’를 통한 집권기반 다지기 의지도 승부수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
그러나 그의 재방북에 대한 비판과 우려도 적지 않다.정부·여당 내에서도 답방도 없는 상태에서 연속해서 두 번 방북하는 걸 크게 우려한다.미국도 자국이 배제된 채 북·일관계가 진전되면서 파생될 급격한 동아시아 세력균형의 변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6자회담에서 북한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에서,고이즈미 총리가 재방북시 노리는 ‘포괄적 타결’의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지에 대한 회의론도 있다.경제지원 문제가 부각되면 ‘퍼주기식 대북 지원’이란 비판이 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고이즈미 총리는 재방북으로 자신의 인기상승과 참의원 선거에서 긍정적인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이를 통해 북핵 타결에도 일조하는 등 동아시아 평화 국면 재진입에 어느 정도는 기여할 수 있어 보인다.반면 협상이 의외로 뒤틀리고,미국과의 관계를 흔들리게 할 개연성도 있다.
taein@
2004-05-15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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