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북’ 농협 변신 몸부림
수정 2004-05-13 00:00
입력 2004-05-13 00:00
농협에 관한 문제점은 “과연 누구를 위한 농협이냐.”는 비난으로 모아진다.농업인을 위한 유통 개선은 뒤로 한 채 농업인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이나 하면서 배를 불리고,농업인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질책이다.
●상호금융 대출금리 8.5%로 낮춰
그러나 최근 단행한 상호금융 신용대출의 금리인하는 신뢰회복을 위한 뼈아픈 자구 노력으로 평가된다.지역조합들은 재정 부담이 적지 않을 텐데도 예상을 뛰어넘는 호응을 보여 중앙회와 농업인들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1일부터 농·축협의 상호금융 신용대출금리를 평균 10.84%에서 8.5%로 낮추는 개혁안을 전국 16개 농협에서 시범실시했다.최고 20%에 달하는 제2금융권의 대출금리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인하 조치다.일반대출,자립예탁금대출,종합통장대출 등 농업인들이 빌린 거의 모든 대출이 이에 해당한다.연간 1913억원의 농업인 부담이 사라진 셈이다.금리인하에 따른 지역조합의 경영손실은 지역조합의 인원감축 등 경영개선 노력과 중앙회의 기금지원 등을 통해 절반씩 부담하고 있다.이를 위해 중앙회는 2조 1000억원의 자금을 따로 마련했다.이에 따라 4억원 가량을 대출받은 농업인은 연간 600만원의 이자부담을 덜게 됐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국 대상조합 1300여곳에 대해서는 상·하반기에 걸쳐 점진적으로 확대·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역조합의 자발적인 참여가 봇물을 이뤄 시행 1개월만에 97%(1280개)의 조합이 동참하게 됐다는 점이다.중앙회의 자금이 채 지원되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이는 신용대출의 금리인하가 단순히 지역조합의 신뢰회복 차원을 넘어,이웃 농협이나 다른 금융권과의 대출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어차피 내릴 금리라면 남들보다 한발짝 앞서 서두르겠다는 뜻이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 공급
농협이 대출금리 인하와 함께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유통혁신이다.지난해 산지에서 직접 유통되는 비중이 전체 생산물 유통의 45%에 이르고 있지만 열악한 우리 농업의 현실을 감안하면 생산자를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산지를 돌며 생산품을 거두어 싼 값에 직접 판매하는 ‘제2의 순회수집 붐’을 조성할 계획이다.순회판매를 원하는 농가에는 이동차량과 무이자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또 시·군 지부에 유통전문역(156명)을 배치,업적 평가를 통한 경쟁체제를 유도할 방침이다.전 농산물 품목에 대한 상품코드를 만들어 유통 표준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도시에 대형 직거래 판매장도 늘릴 생각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2004-05-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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