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이라크 파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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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1 00:00
입력 2004-05-11 00:00
여야 “재검토” 목소리 커져 지도부 “신중해야” 부정적

이라크 파병 문제가 정치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각당 내부적으로 찬반이 엇갈리는 복잡한 양상이다.며칠 전 한나라당 일각에서 파병 재검토론이 불쑥 제기된 데 이어 10일에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공식회의 석상에서 “파병 재검토”라는 말이 나왔다.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파병 재검토론에 대해 급히 제동을 걸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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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파병부대 창설식
이라크파병부대 창설식 이라크파병부대 창설식

서울신문포토라이브러리
열린우리당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은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최근 이라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권침해를 심각하게 보고 파병문제를 재검토하지 않으면 국론분열과 함께 당 정체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 문제를 재검토하는 모임을 당내에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송영길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원내대표 경선에서)파병을 계속 주장하는 분에게는 투표하지 않겠다.”고 파병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며 대통령의 판단이 중요하다.”며 재검토론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정동영 의장도 상임중앙위원 회의에서 “파병 문제는 원내대표 선거 이후 논의하되,당내에 ‘국민통합실천위’를 구성해 파병뿐 아니라 핵폐기장문제,평택 미군문제 등을 함께 다뤄야 한다.”는 말로 즉답을 미뤘다.

한나라당 파병 재검토론에 불을 붙였던 이재오 의원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정부·여당이 재검토를 논의해 오면 응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원희룡 의원도 “상임위 차원이든 여야 협의 차원이든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가세했다.그러나 박근혜 대표는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파병은)많은 토론과 어려움을 다 거치면서 국회에서 결의해 통과된 사안”이라면서 “국회에서 통과된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재검토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

“전세계 주지… 번복은 곤란” 정부, 재검토론 확산에 곤혹

미군의 이라크 포로 학대 파문 등을 계기로 정치권 내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을 재검토하자는 여론이 확산되자 정부가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다.상황 변화를 감안하더라도 국회가 진통 끝에 결정한 일이고,이미 전세계가 주지하고 있는 일인데 이를 번복하려는 것은 국제사회 신뢰 차원에서 맞지 않다는 논리다.

정부는 평화재건 임무를 위한 파병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정부의 고위관계자는 10일 “국회에 나가 성실히 답변하고 이해를 구할 것”이라면서 “국회나 시민단체가 제기하는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겠지만 방향을 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4·15총선 이후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하고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확보하는 등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는 점,그리고 최근 파병을 둘러싼 논쟁이 ‘한국과 미국이 동맹국’이라는 대원칙을 뒤로 하고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국회가 만약 번복 결정을 내린다면,정부로선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민하는 것은 사실 정부도 마찬가지다.지난 6일에 이어 8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도 정부는 파병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뤘다.파병지로 잠정 결정한 이라크 북부 아르빌 쿠르드족 자치정부로부터 한국군 파병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해받은 뒤에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외교통상부와 국방부,NSC 등 관련 부처는 10일 현재까지 아르빌에서 서한이 왔는지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아르빌의 지도자들이 재건업무를 맡게 될 한국군을 환영은 하겠지만,대외적인 공표는 아무래도 아랍권 정서에 반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우리 군대가 현지 공동체의 협조 속에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확보하기 위해선 분명한 상황 정리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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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5-1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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