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라크 파병지 결정 서두르지 말라
수정 2004-05-10 00:00
입력 2004-05-10 00:00
우리는 추가파병의 명분이 약하다는 점을 이미 지적했다.동시에 국제적 약속 준수 의무도 중요시한다.그러나 파병 결정 이후 상황은 크게 바뀌었다.총선 후 정치지형이 변했고,새로 출범하는 국회에서는 파병 신중론이 많아졌다.탄핵 문제가 결론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상황을 종합,결정하는 모양새가 떳떳하다.국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이라크 나자프 등에서 전투상황이 악화되는 것은 그렇다 치자.미군의 이라크포로 학대 파문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학적이고 잔인한 사진과 비디오가 더 많이 있다.”고 밝힌 것은 충격적이다.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만 해도 국제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매파’로 알려진 럼즈펠드 장관도 공개를 두려워할 정도의 험악한 포로학대 사진이 드러난다면 미국은 이라크 개입을 끝내는 것을 숙고해야 할 만큼 막다른 길로 몰릴 수 있다.
정부는 파병 적격지로 쿠르드자치구 아르빌주를 내정한 상태다.쿠르드자치정부가 ‘한국군 파병을 환영한다.’는 공식입장만 전달해오면 파병지와 일정을 확정하자는 의견이 정부내에서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한국과 쿠르드자치정부 사이만 풀린다고 될 일이 아니다.미군의 이라크포로 학대 파문의 결말을 지켜봐야 한다.이달 말로 예정된 유엔 논의도 변수다.이라크에 대한 유엔의 관여 범위가 확대된다면 정부로서는 한층 명분있는 상황에서 결정을 내릴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2004-05-10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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