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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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10 07:41
입력 2004-05-10 00:00
국제유가는 치솟고,주가는 불안하고,내수는 좀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중국 쇼크와 미국 금리인상 복병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정부는 연일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모습이지만 뾰족한 처방전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위기대응에 능한 이헌재(李憲宰)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마저 “지금은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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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와 소비 부진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주범이다.낙폭을 줄여가는 듯 싶던 설비투자는 4월에 6.8%(전년동월 대비)나 감소했다.같은 기간 기계수주는 30%나 늘어 ‘지표와 투자가 따로 노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백화점 등 소매업 매출은 14개월째 감소세다.그나마 호황을 누리던 24시간 편의점 업계도 올 1분기 매출액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업계 포화 탓도 있지만 생필품에 토대한 ‘동네 소비’마저 얼어붙고 있다는 얘기다.

가계대출에 이어 제2의 시한폭탄으로 지목됐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현재 3%를 넘어섰다.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갖고 있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최근 일주일 새 무려 20조원이나 줄어 ‘셀 코리아’에 대한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물가도 위태위태하다.아직은 물가억제선(3%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분이 이달부터 국내물가에 본격 반영되는 데다,보건복지부가 오는 7월부터 담뱃값을 5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안심하기 어렵다.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의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정부의 구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는 좀체 줄지 않고 있다.감세(減稅)정책을 남발한 탓에,그나마 탄탄하던 국가재정도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배럴당 24달러(두바이유 기준) 안팎을 기준으로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짰으나 두바이유 가격은 벌써 34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13년여만의 최고치다.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얼마전 해외IR(한국경제설명회)를 통해 미국 현지 분위기를 파악하고 돌아온 이 부총리는 “8월이 넘어가면 대통령선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6월께 단행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관측했다.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중국정부의 긴축정책 이행도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호재라고는 하나,당장은 수출 타격이 불가피하다.이 부총리는 “대내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올해 5%대 성장은 가능하다.”며 경제주체들을 다독이고 있지만,결국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경기 떠받치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
2004-05-10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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