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전경련 비공식 회동
수정 2004-05-05 00:00
입력 2004-05-05 00:00
4일 서울 마포 한 호텔에서 전국경제인총연합회(전경련) 현명관 부회장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사무총장의 점심식사를 겸한 비공식 회동은 양측의 경제 상황 인식에 대한 큰 차이를 다시금 절감케 했다.노 총장은 특유의 거침없는 언변을 애써 자제했지만 시각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전경련측이 법인세율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면,민주노동당측은 출자총액제한을 통한 대기업 소유구조 재편 문제로 반박하는 식이었다.이날 현 부회장은 “현재 국내기업이 매우 어려운 상황으로 새로운 성장동력과 투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반면 노 총장은 “노총과 경총이 노사관계의 파트너로 있는 상황에서 ‘손배가압류’를 회원사에 지시하는 등 노사관계에 부당하게 개입하려는 전경련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밖에도 부유세에 대한 양측의 엇갈린 입장은 물론,기술·원자재 등 심각한 불균형 공급으로 중소기업이 입는 피해 문제,공무원노조 불법화 현실 등 논의에서도 일치점을 찾기 어려웠다.특히 과거 불법정치자금 관행에 대한 양심고백의 필요성을 언급한 노 총장의 주문은 전경련측의 대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현 부회장을 따끔하게 만든 내용으로 풀이됐다.
양측 모두 일자리 창출의 필요성에는 공감했다.하지만 ‘사회복지 확충 등 소득재분배를 통해 이뤄야 한다.(노 총장)’는 주장과 ‘파이를 키우면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이 될 수 있다.(현 부회장)’는 등 각론에서는 시각의 차이가 뚜렷했다.
재벌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단체와 노동자 등의 이해 대변을 표방하는 진보정당의 커다란 시각차를 재확인했지만,만나서 합일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작은 수확인 정도였다.“앞으로 이런 의견 교환을 자주 하자.”고 말한 현 부회장에게 노 총장은 “다음번에는 우리가 초청해서 자리를 갖도록 하자.”고 말해 또 다른 회동의 가능성을 터뒀다는 사실이다.
김종철 대변인은 “사회적 절대 강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이 장기적으로 사용자의 대표단체로서 재편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이날 만남이 별 유익할 것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은 이날 만남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듯 마치 ‘007작전’처럼 약속 장소를 여의도에서 마포로 변경하고 언론 비공개를 요구했다.대기업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전경련의 정책이 민주노동당의 정책과 대비되며 더욱 두드러질 것에 대한 우려로 분석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2004-05-0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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