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회장 “우리금융 민영화 연기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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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5-04 00:00
입력 2004-05-04 00:00
황영기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내년 3월까지로 돼 있는 회사 민영화 일정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주목된다.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높은 값에 정부지분을 매각,공적자금 회수율을 높이려면 팔려는 쪽의 입지를 스스로 좁혀서는 안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그는 현재 추진 중인 한투증권 또는 대투증권의 인수에 성공할 경우,이를 우리증권에 합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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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받기에 내년 3월은 너무 촉박

황 회장은 3일 인터넷 경제신문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민영화 시한에 쫓겨 정부 보유지분 86.8%를 모두 팔려다 보면 물량부담 때문에 제값을 받기가 어렵고,시간도 너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그는 “민영화 시한에 매달리면 상대에 대한 전략 노출로 협상이 불리해진다.”면서 “정부가 예정대로 무조건 팔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시간을 더 준다면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정부와 국회에 민영화 연기 방안에 대한 동의를 구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오는 8월까지 ADR(미국 뉴욕증시의 한국물 주식예탁증서),오페라본드(2개 이상의 금융기관 주식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정부지분의 20%가량을 매각하고 전략적 제휴,주주컨소시엄 등을 통해 35%가량을 추가로 소화한 뒤 나머지 30%가량은 ‘토종’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섀도 보팅’제 도입 검토

황 회장의 민영화 일정 연기 발언은 최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우리금융 민영화는 일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온 것이어서 정부의 반응이 관심이다.

황 회장은 “민영화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정부지분이 ‘제로’가 되는 것이지만 좀 더 달리 해석하면 정부 영향력을 ‘제로화’하는 것”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정부지분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섀도 보팅’제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섀도 보팅이란 경영권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다른 주주들의 찬반 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한투·대투증권 인수와 관련,“두 회사의 주식 영업력은 우리증권보다 오히려 취약하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한다면 우리증권과 합칠 것”이라면서 “주식투자 중개는 성장성이 없기 때문에 증권보다는 자산운용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과 관련된 은행자산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부동산시장 폭락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부동산 가격이 20∼30% 정도 하락하더라도 현재 담보대출비율(LTV)은 50%대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소기업 부실이 다소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고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정도의 건전한 체력을 확보하고 있어 발빠르게 위기관리 대응에 나서면 시스템적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4-05-0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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