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경남 ‘소나무 에이즈’ 여의도 34배면적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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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28 00:00
입력 2004-04-28 00:00
한번 감염되면 100% 말라 죽게 돼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材線蟲)’이 남부지방을 휩쓸고 있다.지난 1988년 부산 동래구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지금은 전국 28개 시·군·구에 퍼져 있다.피해 면적은 3369㏊로 집계되고 있으나,전문가들은 발생 외곽면적을 포함시킬 경우 1만 1300㏊(3090만평)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여의도의 34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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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부산·경남지역에 집중돼 있어 전국적 관심이 낮은 편이나,해외에서는 이미 재선충에 의한 소나무 멸종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소나무 재선충 관리의 사각지대로 불린다.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널리 퍼져 있어 전국이 재선충 생존가능지역으로 분류되는 탓이다.전문가들은 확산 조짐이 누그러진 올해가 방제의 적기로 보고 있으며,실기할 경우 소나무 재선충의 전국적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진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진주 시내로 향하는 도로 주변 산에는 하얀 비닐이 덮인 일정 규모의 더미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봄을 맞아 산림이 푸르름을 더해가는 것과는 딴판으로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가까이 가보니 자른 나무를 1m 간격으로 쌓은 뒤 나뭇가지와 부산물을 모아 밀봉해 놓았다.겉에는 ‘소나무재선충-위험’이란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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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심한 경남 진주시 문산면 일대 산에서 작업 인부들이 재선충 감염 소나무를 잘라 비닐로 감싸는 훈증 처리를 하고 있다. 훈증 처리된 소나무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2년간 현장에 보존된다.
 산림청 제공
소나무 재선충 피해가 심한 경남 진주시 문산면 일대 산에서 작업 인부들이 재선충 감염 소나무를 잘라 비닐로 감싸는 훈증 처리를 하고 있다. 훈증 처리된 소나무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2년간 현장에 보존된다.
산림청 제공
국립 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 문일성 박사는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를 잘라 ‘훈증 처리’한 것으로 이른바 ‘소나무 무덤’”이라며 “1㎝가량의 가지까지 모아 약품을 뿌리고 현장에서 2년간 보존하고 있다.”고 밝혔다.경남 진주시 문산면 옥산리 일대는 소나무 무덤이 널려 있어 공동묘지를 연상케 한다.산의 형태는 드문드문 머리가 빠진 모습이고,도로 주변 야산에는 소나무가 전멸한 곳도 눈에 띄었다.

지난 98년 재선충이 첫 발생한 진주시는 피해면적이 640㏊에 달한다.지난 6년간 13만 1720여그루가 벌목됐고 올해에도 4만여그루를 제거할 계획이다.진주시는 그나마 적극적인 방제로 7년째인 올해 처음 재선충 발생이 지난해(5만 1150그루)보다 줄었다.3개 방제단(192명)이 벌목작업을 하고 예찰조사원(12명)을 가동하는 등 체계적인 방제활동을 편 결과로 보고 있다.

정촌면 방제작업을 맡고 있는 산림법인 산울림의 김종탁(49) 반장은 “1개 반이 하루 평균 50그루를 제거한다.”면서 “소나무 숲속에서 단목(單木) 형태로 발생하는데다 산세까지 깊어 피해 나무를 찾아 장비 등을 옮기는 것이 더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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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재선충병은 실 같은 선충이 수분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것으로,이른바 ‘시드름병’으로도 불린다.감염되면 그해에 80%,다음해에 나머지 20% 등 100% 고사한다.현재 국내에서는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는 무조건 잘라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88년 부산 금정산(72㏊)에서 최초 보고된 후 경남 지역에서만 발견됐다.98년 272㏊였던 피해면적은 올해 4월 현재 3369㏊로 증가했다.그동안 사라진 소나무만도 56만그루나 된다.재선충 감염 수종이 소나무와 해송이고 매개충도 솔수염하늘소뿐이라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피해지역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어 올해 집중적인 방제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진주 박승기기자 s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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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8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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