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심한 다주택 보유자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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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26 00:00
입력 2004-04-26 00:00
정부는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 가운데 건평 18평이하 소형 주택을 가진 사람들을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키로 어제 밝혔다.투기 지역이 아니라면 기준시가 4000만원 이하의 집을 여러채 갖고 있어도 ‘악성 투기자’로 간주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이런 조치는 강력한 부동산 투기 처방을 발표한 지난해 10·29대책을 보완하는 일면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솜방망이 같던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정책이 물에 술 탄 것처럼 되어버렸다는 점이 큰 문제다.정부는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 방침을 강조했었다.국세청장은 “여러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집을 빨리 팔라.”고까지 말했다.이런 경고들이 얼마나 공허한지 국민들은 이제 실감하게 된다.당초 10·29대책에서 1가구 2주택 보유자나,수백채를 갖고 있어도 정식으로 임대 사업을 신고한 사람은 중과세 대상에서 빠졌었다.정부는 이번에 영세임대 사업자를 고려한 것이라며 소형 주택 다보유자를 제외할 방침을 밝혀 중과세 대상은 더욱 축소되는 셈이다.

정책이 이렇게 갈수록 용두사미격이 돼버리니 투기세력이 정부 말에 코웃음을 치고 다시 부동산투기가 들먹거리는 것이다.한마디로 주택정책에 관한 철학의 결핍 탓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지난 1999년 전까지만 해도 1가구 1주택 보유자를 원칙으로 그 이상 여러채의 집을 갖고 있으면 중과세를 했다.이후 건설경기 촉진 명분으로 다주택 보유를 허용하면서 정부가 나서 투기를 조장했었다.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지만 국민들의 절반은 무주택자다.지금도 작은 집 한채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 절망하는 서민들도 적지 않다.그런데도 주택정책은 임대사업자와 투기자들을 이런저런 이유로 봐주고 있다.정책 결정자들이 정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2004-04-2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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