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 판도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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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23 00:00
입력 2004-04-23 00:00
일본·홍콩 등 아시아권 대부업체에 이어 대규모 자금력을 앞세운 영국계 대부업체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가 대부업계의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특히 영국계 대부업체는 신용불량자 등 신용이 낮은 채무자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해줘 기존 빚 상환이나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소규모 창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국내 대부업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국내 ‘토종’ 대부업체와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집집마다 다니며 소액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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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국계 대부업체인 ‘프로비던트 파이낸셜(Provident Financial)’의 해외담당 이사 등 관계자들이 최근 금감원을 방문,국내 대부업시장 진출 의사를 밝히고 자사의 영업방식 등을 설명했다.이들은 1년 전부터 한국 대부업시장 진출을 조사한 결과,국내 소매금융시장에 진입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프로비던트 파이낸셜측은 연내 1개 거점점포를 세워 운영한 뒤 영업성과에 따라 투자규모를 점차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프로비던트 파이낸셜은 영국에 본사가 있으며,상장기업이다.지난해말 기준 총자산 35억달러에 3억 8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으며,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초우량 대부업체다.폴란드 등 6개국에 진출해 있다.

이들의 영업방식은 매우 독특하다.신용도가 낮은 계층을 대상으로 1회당 30만∼50만원 한도로 26주(6개월)간 매주 원리금을 균등상환하는 방식으로 빌려준다.금리는 현재 연 60∼70%를 적용한다.예를 들어 국내 대부업법상 금리 상한인 연 66%로 50만원을 빌릴 경우 6개월간 총 이자는 16만 5000원이 되며,매주 2만 5600원 꼴로 갚으면 된다.

대출 의뢰가 들어오면 회사 직원이 대출자의 집을 방문해 직접 만나 서류를 작성한 뒤 대출이 이뤄진다.대출자의 신원을 파악하고,신용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다.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은 대출중계인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돈을 빌려줘 떼이는 예가 많았다.”면서 “소액대출이지만 대출자의 집에 찾아갈 정도로 철저한 대출 과정을 거치게 되면 상환율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업계 판도 바뀔 듯

지난 2002년 10월 말 대부업법이 시행된 뒤 국내외 대부업체들이 하나둘씩 관할 시·도에 등록,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금융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불꽃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금감원에 따르면 등록 대부업체 집계가 시작된 2002년 말 이후 등록업체는 꾸준히 늘고 있다.그러나 금리 상한(연 66%),무리한 채권추심 금지 등 규제도 강화돼 등록을 취소한 뒤 문을 닫거나 음성화되는 업체도 늘어나고 있다.특히 1990년대 말부터 일본·홍콩 등 외국계 대부업체들이 물밀듯이 진출하면서 평균 대부 규모나 이용자 등에서 토종 업체가 외국계에 밀리고 있다.대부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부업체로 인한 고금리·불법추심 등 피해사례가 많아 이미지가 좋지 않은 반면 외국계는 합리적인 금리 책정에 채권 회수도 원활하게 이뤄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대부업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국내 대부업자들의 경쟁력 제고가 절실하다.고 말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외국계 대부업체들의 진출은 금융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업계의 서비스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면서 “경쟁에서 밀릴 경우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4-04-2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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